엄지손가락을 사용해서 빠르게 문자를 입력하고, 하루에도 수십개씩 문자를 보내는 신세대를 일컫는 '엄지족'. 이런 '엄지족'의 의미가 모호해지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말로 입력하는 음성족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마트폰 등장이 가져온 변화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터치스크린 쿼티 자판을 적용하고 있는데, 일반 키보드보다 작은 화면탓에 오타가 많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구글이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문자를 입력해주는 음성 입력 서비스를 내놨다. 자판을 치지 않고도 문자를 보낼수 있게된 셈이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센터 사장은 "스마트폰은 키패드가 작아서 오타가 많이 난다"며 "음성입력 방식을 통해 이런 불편을 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보인 음성검색에 이어 문자나 e메일, 채팅도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게 돼 본격적인 모바일 음성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기자가 직접 구글의 '넥서스원'폰을 사용해 음성입력을 시연해 봤더니, 인식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구글 한글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키보드 화면의 스페이스바 옆에 '마이크' 버튼이 생긴다. 문자메세지 화면에서 이 버튼을 누르면 '지금 말하세요'라는 문구와 마이크 이미지가 나타난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실래요"라고 말하자 스마트폰 문자창에 그대로 글자가 적힌다. "제 번호는 공일공 이칠칠이 일공** 입니다"라고 숫자가 들어간 말도 곧잘 인식한다. 사투리도 무리없이 인식해 낸다.
음성입력을 사용하면 자판입력 방식보다 편리할 뿐 아니라,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문자입력이 힘든 상황이나 문자입력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띄어쓰기가 완벽하지 않고, 주변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인식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구글 관계자는 "시끄러운 레스토랑이나 음식점 같은 곳에서는 사용하기 힘들겠지만, 집에서 TV나 음악을 틀어놓은 상태에서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문장일수록 인식이 더 잘되고 이름이나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는 아직 학습이 좀 더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구글의 음성입력 서비스는 지난 6월 출시한 음성검색을 발전시킨 것이다. 음성검색에 사용된 검색어, 인터넷블로그, 뉴스기사, 웹페이지상의 텍스트를 참고하고, 사람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방식을 파악해 완성시켰다.
이에 따라 음성입력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는게 구글 측의 설명이다.
현재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인 2.2(프로요)가 탑재된 구글의 '넥서스원'과 HTC의 '디자이어' LG전자의 '옵티머스원'에서 사용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이달 중 예정인 2.2 업그레이드 이후 가능해진다.
다만 아이폰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구글 관계자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아이폰에서 제공하려면 아이폰 키보드에 대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접근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아이폰용으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