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패킹 중이던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대참사가 발생했다.반도체와 함께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배터리를 쓰지 않고 우리가 문명생활을 누리기는 어렵다. 지금은 누구나 소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문명생활 기기에 알게 모르게 배터리가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사람들의 이해 부족으로 배터리가 함부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배터리의 성격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그 취급에 대한 안전 의식이 재고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배터리는 이미 수 백 년 전부터 우리가 사용해오던 진부한 물건이긴 하지만, 그 무지막지한 중량과 약한 기전력 때문에 극히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었지만, 금세기에 이르러 매우 가벼우면서도 비교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는 리튬전지가 고안되면서 비로소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화려한 모바일 문명시대가 가능해 진 게 아닌가 한다. 그런데 신은 인간에게 공짜를 주기는 싫어하는 모양, 현재 고성능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이라는 물질은 원자번호 3번이 의미하듯이 금속 중에 가장 가볍지만 희소성이 높아 고가일 수밖에 없는데다 자연 상태에서는 대단히 불안정하여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이다.여기 저기 굴러다니는 그 흔한 배터리들이 폭발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이고, 또 더러는 그 위험성은 알지만 너무 일상적으로 가까이 있는 물건이기에 그 위험성에 둔감해져버린 경우도 많다.내가 관련 제품을 다루며 늘 인용해온 말이지만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 것이며,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리튬이 위험한 물질이기는 하지만 배터리 셀 한 개에 포함된 리튬의 량은 극소량에 불과하고 또 셀 한 개에 저장된 에너지란 보잘 것 없는 전력에 불과하다.어떤 종류의 배터리도 별로 다르지는 않지만, 특히 리튬배터리는 높은 온도나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의 품질관리도 중요하겠지만, 제아무리 QC가 잘 된 배터리라도 고온에 노출되거나 강한 외부충격을 받으면, 배터리 내부의 음극과 양극 분리막의 절연이 무너지거나 배터리 외피가 손상되면서 활물질인 리튬이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서 급격한 발화(發火)가 진행되기 때문에, 인접한 배터리의 온도를 급상승시켜 결국 연쇄폭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때문에 내화성 격벽이 없는 장소에 대량의 배터리를 야적하거나, 다량의 셀을 밀폐된 용기에 집적한 대용량 배터리팩은 그만큼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기에, 깨지기 쉬운 계란을 큰 바구니에 가득 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었다.리튬배터리의 원천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벽돌짝만한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않으려면, 아직은 어쩔 수 없이 리튬배터리를 포기 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좀 큰 부피나 무게를 감수해도 괜찮을 여타분야, 특히 파워뱅크같은 아웃도어 전력 장비에 대용량 리튬배터리는 권장되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산철 배터리나 또 최근 출시되기 시작한 소듐배터리를 권장함과 동시에, 아웃도어 전력은 운반의 휴대성이나 안전을 위해 소용량 절전형이 바람직하고, 반드시 대전력이 필요할 경우라도 소용량 다수의 배터리팩이 경제성 면이나 여러가지 리스크를 줄이는데 유리하지 않을까 한다. 대부분의 큰 사고는 사소한 부주의와 무지에 의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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