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의 비참한 패배로 거대 야당 민주당의 독주에 따를 수 밖에 없게 된 여당 국민의힘이 야당이 만든 원구성의 틀 속으로 들어가면서 마무리되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했지만 모든 사안에서 의회의 결의와 동의를 얻어야 할 여당의 앞날은 암담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제2당인 여당과 아무런 타협없이 원구성에서 일방 독주를 감행한 민주당의 행태는 국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주장만으로는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정치는 집권을 위한 다른 세력 간의 투쟁이고 의회에서도 근본적으로는 다수의 힘이 지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아무리 국회법이 다수결을 원칙으로 한다해도 민주 국가에서 의회정치의 의사결정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존중해야하는 것이다. 국회법이 대화와 타협을 강제하지 않더라도 민주국가에서 의회정치 자체가 정파 간의 물리적 투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제로 만들어진 것이란 점에 헌법정신이 전제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어느 한 정파의 일방 독주는 의회주의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정치가 의회주의의 범주를 벗어나 힘과 힘의 장외대결로까지 일탈된다면 민주정치의 희망이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을 우려하지않을 수 없다. 잘못된 의회권력의 폭주가 국가와 세계에 끼친 폐악은 바이말공화국의 헌정사에서 히틀러의 독재가 이를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우리 국민은 원구성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의 국회 법사위 등에서 벌써 거대 정당의 폭주가 빚는 반의회주의의 그림자를 보게 된 것이다. 해병 고위직 장성들에 대한 청문 과정에서 민주당의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박지원 의원의 막말 발언, 다른 일부 상위위원장의 고압적 자세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섬뜩한 충격을 받았다.   이 문제로 예비역 해병 장병들이 법사위의 막말 장본인들에 대한 규탄 장외집회를 벌이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향후 국회운영 전반에 불안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예비역 해병장병들의 장외 집회의 한편에선 야당과 그 지지층 일부에서 벌써부터 논란이 있어 온 대통령 탄핵 서명에 대한 본격적 실행에 돌입하고 있다. 사실상 국회가 수렴하지 못한 문제들이 장외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군에 의한 권위주의정부를 청산하고 국민적 합의에 의해 탄생한 6공화국이 다시 혼란 속에 빠질 가능성을 보게되었다.   이미 박근혜 정부가 탄핵에 의한 사법적 처리로 엄청난 혼란을 겪은지 오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탄핵 문제가 현실적으로 대두된다면 정국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앞날은 장외정치 장외투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월 항쟁에 의해 쟁취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시아 제일의 민주국가를 탄생시켰으나 이번 국회의 야당독주로 자칫 그 종말을 보지않을가 두럽다. 다수 야당의 폭주가 이재명 의원의 방탄목적이라는 여권의 지적이 사실이든 아니든 비민주적 의회운영은 다수 야당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야당은 이재명 의원의 방탄 국회라는 여론을 두렵게 여겨야 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