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의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환율 하락에 조용히 미소짓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원유를 수입·정제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정유업계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100% 달러 베이스로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 석유 가격과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대개는 두바이유나 WTI(서부텍사스 중질유) 등 세계 3대 기준 유가가 상승하면, 국내에 판매되는 경유나 휘발유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국제 유가 상승 여부에 더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입된 원유가 외국으로 역수출되는 비중보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할수록 정유사들의 마진이 커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유업계는 또 사업의 특성상 외화부채 비중이 높아 원화강세시 외화환산이익도 부차적으로 얻게 된다. 정유업계 측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환율 하락이 가져다주는 영업이익이 훨씬 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는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과 연계되는 측면이 있지만, 환율의 상승폭이나 하락폭은 정유사들의 이익과 연관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평균 원달러환율이 2분기 1210원에서 3분기 1142원으로 하락함에 따라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Oil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5조4058억원, 영업이익 2357억원, 순이익 212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7%, 315%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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