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준정부기관이다. 경주시민들이 똘똘 뭉쳐 유치한 방폐장 관리기관이다. 그런데 방폐장을 운영하는 공단 임직원은 돈 잔치, 카드잔치로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 꼴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경주 유치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했다. 방폐장이 들어서면서 중저준위 폐기물은 해결됐으나 원전에 쌓여 있는 고준위 폐기물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방폐장은 주민투표에서 89.5%의 찬성률로 2위 군산을 제치고 19년간 끌어온 국책사업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방폐장을 유치할 당시 단체장은 삭발과 단식으로 유치에 나서면서 일부 반대하는 경주시민들에게는 이미 원전이 들어서 있는데 그보다 훨씬 덜 위험한 시설을 받아들이고 낙후된 경주를 살리자며 설득했다.  경주는 그동안 경마장과 태권도 공원 유치 등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국책사업과는 인연이 없는 줄 알았으나 방폐장 유치는 경주시민의 승리였다. 경주는 과거 월성군이 합쳐진 도농 복합도시다. 정부가 방폐장 유치 조건으로 내건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결국 방폐장만 후손들이 떠안게 됐다.   이곳은 문화재가 밀집한 시내 왕경 지역과는 30km 이상 떨어져 있다. 물론 원전 인근에도 문무왕릉과 감은사지 등이 있다. 중요한 건 월성원전엔 국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서 생긴 관리기구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지역과는 무관한 그들만이 돈 잔치로 즐기고 있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벌써 임직원이 정규직만 319명이고 무기계약직을 포함하면 417명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정규직 4.4명당 1개꼴로 신용카드를 발급해 사용케 하면서 구체적인 사용 내역 공개 없이 법인카드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는 공적 사용이어야 하는데 과도한 발급으로 무분별한 남용이 아닌지 국정감사에서 밝혀지지 않으면 시민들은 알수가 없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아 단체장 성과 상여금이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준정부기관에 앞서 시민들이 목숨 걸고 유치한 향토기업이다. 수천 만의 업무추진비 비공개, 카드잔치, 돈 잔치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고 있어 안타깝다. 투명한 운영으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