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 논의를 위해 26~27일 이틀간 개성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됐다.
남북 대표단은 이틀간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등의 해결방안을 협의했지만 북측이 금강산 관광 관련 당국간 회담과 쌀 50만t, 비료 30만t 대북지원을 먼저 약속하라고 요구하면서 합의문을 내지 못했다.
대신 남북은 다음 달 25일 개성에서 적십자회담을 다시 개최해 이번에 논의하지 못한 문제들을 재협의키로 했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관련해 동절기인 12~1월을 제외하고 내년 3월부터 남북 각각 100가족 규모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매월 한차례 정례적으로 상봉할 것과 이미 상봉했던 가족들도 남북 각각 50가족 씩 매월 재상봉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이와 함께 12월부터 남북 각각 5000명 규모의 생사 확인 및 주소확인 사업과 내년 1월부터 각각 1000명 규모의 서신교환 사업을 추진할 것을 함께 제안했다.
북측은 설과 추석 등 명절 계기 상봉행사 외에 1년에 3~4차례 각각 100명 규모로 대면상봉을 하고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사업을 병행하자고 제안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와 인도적 협력사업이 함께 협의돼야 한다고 주장해 회담이 난항을 겪었다.
우리측은 북측의 요구에 대해 대규모 지원은 인도적 고려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국민적 합의 뿐만 아니라 정부 유관부처간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강산 관광 당국간 회담에 대해서는 현재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며 추후 결과를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는 차기 회담이 열리는 내달 25일까지 금강산 관광 당국간 회담 재개와 북측의 대규모 지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