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개혁성향의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은 28일 '대한민국 희망의 사다리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한국 보수세력의 현 주소와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국민의식 조사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본 보수정당의 좌표'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식 조사결과 '보수 지지층 지수'가 0.41에 그쳤다"며 "특히 보수 이탈층을 분석한 결과 '기대만큼 경제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향후 대선 후보가 국가 중심목표로서 가져야 할 요인으로 '경제살리기'를 꼽은 게 조사 대상자들중 32.5%였다"며 "한나라당 역시 복지를 택할 것인지, 경제살리기를 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정사회와 관련, "국민들은 공정사회가 실현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부분으로 공정한 기회(30.8%)와 공정한 법집행(18.8%)을 꼽았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스타K 우승자 허각이 최근 많은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허각이)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보수세력 역시 어떻게 국민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보수 지지층 지수가 낮으므로 앞으로 한나라당의 지지계층 일부가 거품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면서 "한나라당의 과제는 보수의 시각에서 진보의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포용적 보수주의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수정당으로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는 일체감"이라며 "젊은 의원들이 개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두언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안상수 대표가 '개혁적 중도보수'라는 노선을 발표했지만 총론만 있으면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100가지 보다 하나라도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당내 강론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아 의원은 "최근 한나라당의 키워드가 경제살리기에서 복지로 좌클릭됐다. 이에 대한 당내 논의가 불충분했던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가진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성태 의원은 "김 교수의 발제를 듣고 앞으로 한나라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건강한 보수라고 느꼈다"고, 현기환 의원은 "다음 정권에서 한나라당 중심으로 가려면 정부가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본21은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4차례 걸쳐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