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청송으로 가는 길은, 유일의 교통수단은 시외버스뿐이다. 서 너시간 소요되는 장거리지만, 차창으로 펼쳐지는 산촌의 아름다움에 만끽하다 보면, 그렇게 먼 길도 아닐성 싶다. 바둑판 같은 농촌의 들녘과 한 줄기 산야를 흐르는 하천의 조화가 금수강산을 이루고 있다. ‘청송’이란 이름은 푸를 청(靑)에 솔 (소나무)를 의미하는 송(松)으로 푸른 소나무가 무성한 향촌마을이다. 그런 까닭에 청송은 시원하고 산뜻하며 깔끔한 어감(말맛)이 있어 더욱 신선감을 주는 명산으로 절경지이다. 경상북도 중부 동쪽에 위치한 청송은 3면이 산악으로 중첩된 산세가 가경을 이룬다. 국토의 동쪽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분지로 국립공원 주왕산이 있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기온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온 탓으로 항상 서늘하고 맑은 곳이라 그 유명세에 커다란 매력을 느끼게 한다. 또한 석병산이라 불리울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험준한 것이 장관을 이룬 기암절벽으로 명소의 초점을 이룬다.그밖에 주왕굴을 비롯하여 딸기폭포, 그리고 우뚝 선 장수봉이 시야를 황홀케 하는 소금강이 관광의 기점이다. 청송을 가장 아름답게 하는 자연의 주안점은 청송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활력은 타 지방을 압도하는 매력이 있는 까닭은 소나무 존재의 가치라 한다. 소나무는 소나무과 (科)의 나무를 통틀어서 이르는 말로 원래의 말인 본명은 솔나무이며, 송목·송수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상록 침엽으로 줄기가 굳고, 굵으며 높이 자라고 비교적 뒷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교목이다. 소나무의 특징은 그 수명이 길고 비료를 요구하지 않으며 사실 일 년 푸르고, 야산과 깊은 산속, 해변이나 평지 등 그 곳에 따라 형태가 멋지게 적응하는 운치 있는 나무이다. 생존력이 강해 바위틈에서도 기괴한 형태를 자랑하는 ‘낙락장송’으로 가지가 축축 늘어진 소나무의 모습에서 큰 기품을 느끼게 한다. 나라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국가인 애국가가 있고,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나라꽃인 무궁화가 잇으나, 나라를 대표하는 나무가 있다면 단연코 소나무일 것이다. 애국가 제2절 가사에 ‘남산 위에 소나무 철갑을 두르듯/ 바람 소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노랫말이 뒷받침한다. 소나무를 예찬하는 글들이 많다. 윤선도의 ‘오우가’에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가/ 구천(깊은 땅속)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하여 아노라/ 다산 정약용의 글에도, 소나무여/ 이 세상에 생겨날 때 큰 뜻이 있었겠다/ 사시장철 푸르러서 한 겨울도 몰랐어라/ 사랑과 은혜 흠뻑 받아 뭇나무 중에서도 뛰어났거니/ 하물며 춘풍도리와 영화를 다투기나 하였으랴./소나무는 변하지 않는 마음이요, 나는 긴 노래 부르며 푸른 물가에 앉았냐니. 푸른 물은 맑고, 빈 마음이다. 장송이 푸른 곁에 도화는 붉어있다. 동화(복숭아 꽃)야. 자랑마라. 너는 일시춘색이라 아마도 사철춘색은 솔뿐인가 하노라. 요즘 필자와의 절친한 교우로 기독교 신자인 진학준 장로와 그의 부인 장복순 권사님이 곁에 있어 스스럼 없이 자주 만난다. 오래전 출향하여 경주에 터전을 잡고, 한의학 처방에 깊은 경험을 쌓은 청송 출신 선비이시다. 한국 근대사와 사회학, 역사학에 독서를 통한 몰두에 지식을 함양해온 기량이 역연한 학자형의 인물이다. 건실한 인품이 온화하고 선량한 생활에 타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오매불망 청송을 그리는 지금은 청송 나그네로 애향심이 남다른 선비의 기품이 넉넉하다. 청송의 자랑은 역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지해온 소나무의 일생일 것이다. 어느 저자 미상의 한 시(詩)에, ‘청송’을 흠모하는 마음에서, “엄마는 산 넘어 10리길, 청송으로 시집왔다. 지금 나도 점곡·옥산·길안 사과밭을 지나 청송으로 왔다. 굽이굽이 태백산맥 지나 과일처럼 싱싱한 청송으로 왔다” 시원한 밤기운이 더운 열기를 쫓는 청송의 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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