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 동안 사측과 대립했던 기륭전자 비정규직 직원 10인이 1년6개월 뒤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기륭전자 노사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귀빈식당 4호실에서 노사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문 조인식을 열고 합의서 내용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복직 유예기간 1년6개월 후에 노조원 10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기로 약속했다.
노사 양측은 1년6개월 후 회사 측 재정상태 등을 고려해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추가로 둘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채용을 유예할 경우에도 10인에게 임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기륭전자 사태가 인간 인내력의 한계를 넘나든 끝에 결과를 내놨다"며 "앞으로 합의가 꼭 이행되고 나아가 국내 불법 파견 문제도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은 "애초에 함께 투쟁을 시작했던 많은 분(200명)들과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김 분회장은 "앞으로 회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며 신명나는 일터, 서로 존중하는 일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은 "오늘 합의로 기륭전자는 탄탄대로에 서게 됐다"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내년 1000억원대 매출과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륭전자 노조는 2005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김소연 분회장이 2008년 94일 간 단식을 감행함으로써 기륭전자 사태는 비정규직 전체 문제로 비화됐다. 합의안이 도출된 이날까지 파업일수는 무려 1895일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