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정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이래 가장 불안한 달이 되고 있다. 나라의 상시적 불안 요인이 되어온 북한 요인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당찮은 소리로만 여겨왔던 원내 제1당 민주당의 계엄령 설과 대통령 탄핵 발의 움직임, 이재명 야당 대표의 사법 처리 문제,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의 사법 처리 문제, 여당 내의 당정 갈등 등이 얽혀 곳곳이 지뢰밭이다.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에서 중동전쟁이 심상찮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보다 국내정치 상황이 더 위태로워 보일 지경이다.
 
숱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첫 판결이 11월 중순으로 예정되고 최근 이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 결심 공판이 마무리되면서 여야의 폭발 직전 대응과 국민적 분노가 한계에 달한 느낌이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몇 년째 지연되는 바람에 그의 숱한 범죄 혐의에도 국회의원직에 이어 당 대표직에 까지 오른 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미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극도로 팽배해 있는 것이다.
  현재 7개 사건 11개 혐의로 기소돼 4개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11월의 첫 판결은 팽배한 분노에 불을 지를 수도 있어 향후 정국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이번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될 가능성과 함께 이 대표의 정치 인생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이에 따른 정치권의 충격도 걷잡을 수 없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동안 사법 절차가 지나치게 늦어진데 대한 많은 불신을 갖고 있는 국민들은 검찰의 이 같은 구형에도 불구하고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짙은 의문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이 재판에 쏠린 국민의 관심은 일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 재판 당시 처럼 TV 중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이 대표가 이번 두 건의 재판 결과에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고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할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진로는 물론 민주당의 앞길도 절망적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조국신당의 조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얼마 남지 않아 야권 전체의 패배감과 엄청난 반발도 예상되는 일이다.
이미 이러한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야권은 온갖 책략과 잔꾀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들먹이고 있는 탄핵 문제는 이미 국회 내 대정부질문과 함께 일부 야당 의원들이 모여 구체적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상당히 깊숙이 들어온 모양새다. 계엄령 발동에 대한 촉발 움직임도 상당히 가시권 안에 들어와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를 계기로 탄핵과 계엄이 정국의 중심 문제가 될 경우 정국에 어떤 폭발력을 가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와 반대로 이 대표가 사법적 위험을 피하게 된다면 보수 우파세력의 울분과 반발도 엄청날 것같다.
어떤 경우라도 물밑에서 들먹이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가 유령처럼 국민의 머리 위에 배회할 가능성과 함께 이에 대응하는 보수진영의 실력 행사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강경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민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여권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 대표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은 거대야당의 일방 독주와 이 대표의 방탄 국회운영에 맥없이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갈등은 지금은 턱없이 보이는 야당의 계엄과 탄핵 정국 조성 국면에 길을 터줄 가능성 마저 우려케 한다.
야당은 여권 분열이 탄핵을 초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또 한 번 이용하려는 기회로 엿볼지 모른다. 당 대표의 사법 처리에 갇힌 야당에게 분열의 틈을 보이고 있는 여당은 역사에 죄를 짓지 않겠다는 맹성과 분발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