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 수상자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나왔다. 노벨상 과학 분야 3개 가운데 생리의학상을 제외한 2개를 AI가 휩쓴 것이다.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AI 머신러닝 분야의 기초를 확립한 연구진이 받았고, 화학상은 AI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에 기여한 이들에게 돌아갔다. AI 관련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잇달아 수상한 것은 AI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학으로 공식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와 연구원인 존 점퍼 박사, 미국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를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전날 물리학상 영예를 안은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현대적 AI의 토대인 머신러닝 등 알고리즘을 처음으로 개발한 업적을 인정받았다.이번 잇단 수상은 그간 보수적 성향이었던 노벨상에서 이변이라는 게 과학계의 반응이라고 한다. 노벨상은 인간의 창의성이나 과학적 발견에 대한 순수 학문 연구에 주어졌는데 AI는 순수 학문이라기보다 프로그램이자 기술이라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AI가 과학 혁명을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물론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AI 위험성을 줄곧 경고해온 힌턴 교수는 이번 물리학상을 받은 후에도 "정부가 대기업들이 안전성 연구에 그들의 자원을 훨씬 많이 쓰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했다.한국은 AI 연구 후발주자인데도 발걸음도 더뎠다. AI 산업 육성 기본법조차 국회에 몇 년째 발이 묶여 있다. 정부는 지난달 오는 2027년까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한국의 AI 국제경쟁력 순위가 6위로 평가된다고 하지만 AI 2대 강국인 미국, 중국과 3위 국가의 격차도 워낙 크다고 한다. AI 선도국들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선 기초과학 연구 투자를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AI 기본법 제정도 여야가 합심해 하루빨리 속도를 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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