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탔다. 엄청난 기쁨의 소식이고 ‘한강의 기적’이다. 상치 못한 수상이었고 당황스러운 가운데서도 우리는 기쁨을 숨길 수 없다.스웨덴 한림원은 소설가 한강은 “한국의 역사적 비극을 섬세하게 그려, 자기만의 소설 세계를 개척했다”고 한강의 작품세계를 평가했다. 수상 작품은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새롭게 조명해 본 한국사의 비극을 보여주는 소설이다.소설가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는, 이젠 한국의 작가가 아닌 세계의 작가가 된 딸의 소설 장점이 어떤 면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인터뷰 질문에 “한강의 문장은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라고 짧게 평가했다. 그리고 또한 “역사적인 비극을 마주해서 펼쳐나가는 섬세하고 강렬한 문학세계를 노벨위원회에서 평가한 것 같다”고 했다.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는 수상자 발표 날,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이번에 큰 사고를 친 것 같다”고. 그동안 ‘한국은 왜 노벨 문학상을 못 타는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이때가 되면 허탈해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2000년대부터 고은, 황석영 소설가 등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들은 더러 나왔지만 번번이 실패를 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한국의 소설 작품 번역의 질과 양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맞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번 한강의 소설들은 훌륭한 번역가를 만나서 노벨 문학상이 그 훌륭한 번역의 힘 덕분이라는 평가도 많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영광 뒤엔 ‘데버라 스미스’라는 영국의 탁월한 번역가의 힘이 있었다! 조선일보.2024.10.11) 필자가 이번 한강 소설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특별히 뜻깊게 축하하는 의미는,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 같지만) 한강 소설가와 14년 전 경주에서 있었던, 짧은 문학상 인연 때문이다. 한강은 2010년 동리목월 기념사업회(故 장윤익 기념사업회 회장)에서 주는 ‘제13회 동리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였다.‘바람이분다, 가라’라는 섬세한 여성의 시각으로 쓴 장편소설이었다.그 당시 경주 k호텔에서 있었던 한강의 ‘수상 소감’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그가 대중 소설가이기 보다는 전위소설가이기 때문에 그간에 축적해 온 문학적 역량에 자신감이 붙어서 더욱 다양하게 실험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표출했을 것이다.한강 소설가의 제13회 ‘동리 문학상’ 수상자로써 그의 작품이 그때 경주 시민들에게도 이름이 각인 되었고, 오늘날, 그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기에 경주에서도 이번 노벨상 수상은 더욱 더 의미 깊게 다가오는 것이다.세계적으로 전쟁이 빈발한 이 폭력의 시대에, 한강 소설가의 작품이 더욱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기대 속에서 세계인들의 축복 속에서 우뚝 서기를 기원해 본다.그리고 요즈음, 동리목월문학관이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존폐기로에 내몰리고 있는 것 같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모든 것이 하루빨리 원만하게 타결되어 동리목월 선생님의 높은 문학적 정신과 고매한 빛이 길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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