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날씨에 따라 나눈 그 한 철(시기)로 온대 지방의 경우 봄·여름·가을·겨울의 네 철이 있고, 열대지방에는 건계(가뭄)와 우계(장마)가 있다. 또한 음력에서는 태양의 황도(궤도)상의 위치에 따라 일 년을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구분을 이십사(24)절기라 한다. 카렌다에 표시된 절기로 입춘에서 곡우까지를 봄(봄철)이라 하고, 입하에서 대서까지를 여름. 입추에서 상강까지는 가을. 그리고 입동에서 다음 해 대한까지를 겨울이라 구분된다. 봄은 들녘(들판)과 춘풍에서 시작되고, 여름은 꽃과 초목에서, 시작으로 계곡과 강에서, 그리고 가을은 하늘과 단풍이라면 겨울은 눈과 삭풍(찬 바람)을 그 대표로 한다.계절은 추억의 기본 표지(표시)라 한다. 4계절이 각기 올 때마다 언제나 우리의 가슴엔 울렁거리는 마음이 앞서는 시간으로 새 맛과 기분은 충동을 감지한다. 미국의 작가 월리는, 봄은 사과꽃의 입김보다 짧고. 여름은 너무 아름다와 지체할 수 없고, 낙엽의 화톳불(장작불)처럼 빨리 타는 가을. 그리고 겨울은 동면의 잠처럼 즐거운 겨울.소설가 정비석의 ‘들국화’에서 봄은 사람의 기분을 방탕에 흐르게 하고, 여름은 사람의 활동을 게으르게 하며, 겨울은 사람의 마음을 음침하게 하건만, 가을만은 사람의 생각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 절찬한다.모든 계절은 하나의 출발. 가을이 새로 열리는 곳에 씻은 마음의 모든 계절은 하나의 출발. 가을이 새로 열리는 곳에 씻은 마음의 청과(신선한 과일)를 담아낸다고 한다. 한 계절은 오고, 또 하나는 가건만 빛과 열락(기뻐하고 즐거워함)으로 금하는 계절은 없다. 삶의 욕구와 여린 소망을 갖게 하는 계절은 결코 없다고 한다. 시인 김남조의 ‘계절’에서, 해마다 내게는 가을이 최후의 계절이요, 한 해의 마음이 여기서 문을 닫는다. 겨울의 묵언(침묵)의 절기, 봄은 겨울이 낳아준 기쁨의 아기라 가냘프다. 4계절의 대표적인 4월은 내 애인의 얼굴 위에 있고, 7월은 그녀의 눈 속에 깃들여 있다/그녀의 가슴 속에 9월이 있고/그녀의 가슴 속엔 냉랭한 12월이 있네한국을 다녀간 외국인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한국의 가을이 참 아름답다고 극찬한다. 하늘은 마음의 항로요, 만인이 그릴 수 있는 화폭이다. 하늘을 쳐다보면 피로한 자는 피로를 풀고, 기쁜 자는 희열을 띄우고, 슬픈 자는 슬픔을 보낸다. 그리고 행복한 자는 그 품에 고마움을 돌린다. 만약 하늘이 없다면 마치 창문을 굳게 닫은 골방과도 같을 것이다. 하늘은 마음의 창문이다.하늘엔 입이 없으니 사람에게 말을 하게 하는 것 같다. 하늘은 티 하나 없이 파랗고 거대한 수정 접시같이 태양의 황금색 빛을 담뿍 담고 있는 것이다. 하늘은 바다와 만날 때 똑바른 수평선을 이룬다. 하늘을 높으면서 언제나 낮은 것을 듣는 위대함이 있다. 무릇 하늘이란 것은 높은 꼭대기란 뜻이다. 높아서 더이상 위가 없으며 맑고, 무한히 멀고, 넓고, 크며, 길며, 무한히 오래며, 따라서 하늘을 무한한 자라 한다. 진실로 이 무한이야말로 하늘의 본질이요, 하늘의 정신이라 하겠다. 그곳에 하나님이 계셔 세상을 다스리고 섭리하신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천지 만물 모두가 질서 정돈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가 하나님의 자비라 한다. 아주 높고, 먼 하늘을 구만리 장천이라 하여 대표적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가을은 차고 이지적이면서도 그 속에는 분화산 같은 정열을 감추고 있는 듯한 열정이 있는 절기다.안개와 무르익은 열매와 수확의 계절. 그러면서 허전하고 아쉬운 빈 것 같은, 잃어버린 것 같은 길 잃은 나그네로 방황하는 계절이라 시인은 시(詩)를 쓴다는데 그 까닭은 무엇일까.두보는, 이슬 치는 가을밤 혼자 거닐면/시름에 쌓이는 나그네 마음/멀리 돛배에서 등불이 새어나오고/초생달을 두들기는 다듬이소리. 이렇게 해서 가을은 저물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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