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 마련을 위해 해운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며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하고, 동시에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해운사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제일먼저 하는 것은 온실가스 인벤토리(목록) 구축이다. 온실가스가 어디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체계적인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개발, 운영 중인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과 터미널, 사옥에서 직접 연료를 연소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확인할 수 있다. 전기사용 등의 간접적인 배출원도 모두 파악한다.
온실가스 뿐만 아니라 황산화물, 질산화물, 분진 등 전반적인 대기 오염물질 역시 집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 물질 발생을 줄이는 경영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아울러 화주가 다양한 운송라인 중 가장 친환경적인 운송루트를 파악하고, 이를 운송수단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공급망 탄소계산기 서비스도 함께 구축했다.
이밖에 선박에 '가변 착화 배전기', '엔진 터보과급기 컷오프 장치', '연료 균질화 장치' 등 다양한 연료절감 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6%∼10% 가량 연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한진해운은 지난 7월 녹색경영팀을 구성해 모든 운송 구간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2008년 대비 단위거리TEU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15% 정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컨테이너의 모든 운송 구간별 탄소 발생량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 계산기를 도입, 운영 중이다. 화주들은 홈페이지 상에서 화물의 출발지·목적지·무게 등을 입력해 각 운송 구간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직접 산정할 수 있다.
한진해운은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온실가스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해 가동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탄소 계산기와 온실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운항 중인 선박과 국내외 사옥, 항만 물류 시설 등의 탄소 배출 현황을 정확히 파악,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선사 최초로 친환경 냉동 컨테이너도 도입했다. 컨테이너 제작업체인 덴마크의 MCIQ사에 친환경 컨테이너 1000대를 발주해 5월말 인도 받아 운영 중이다.
냉동컨테이너는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기존 0.48% 수준(40ft 냉동 컨테이너 해체 시 발포제가 대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기준으로 측정)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STX팬오션도 최근 5개년 환경경영 정책을 수립하고 2014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2009년 대비 20% 정도 감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TX팬오션은 2014년까지 도입 예정인 모든 배에 친환경 엔진을 장착하고, 친환경 원료 및 부품으로 제조된 선박을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장기계획으로 탄소펀드에 가입하거나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등 기후 변화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