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밤 제주항 인근 해역에서 해군 고속정이 어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장병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11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제주도 인근 해역 경비를 담당하는 해군 3함대 소속의 참수리 고속정 1척이 10일 밤 제주 서북방 8.7㎞ 해상에서 경비작전을 마치고 귀항하는 도중 어선과 충돌해 발생했다. 참수리 고속정은 150톤급으로 최대 37노트로 운항이 가능하다. 이날은 12노트의 속도로 운항 중 270톤급 어선과 부딪혔다. 문제는 해군 고속정이 바다 위에서 자기보다 몸집이 두배나 더 큰 어선이 접근하는 것도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다는 것이다. 해군은 어선의 선수 밑에 도출된 부분이 고속정 함수 좌현 측면을 충돌하면서 고속정 하단에 파공이 생겨 침수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경위와 원인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충돌 사고에서도 해군측이 야간 임무의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속정의 2배 크기인 어선이 충돌의 위험을 안고 접근할 때까지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고속정에는 어선 등 해상의 물체를 탐지하는 항해레이더가 장착돼 접근하는 선박의 식별이 가능하다. 더욱이 침몰한 고속정을 또 다른 고속정이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두 척 모두 접근하는 어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당시 근무 요원들이 운항수칙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고속정 외부에는 정장이나 부정장, 그리고 2명의 견시(관측요원)를 배치하도록 되어 있고, 사고 당시 해상은 파고 2m, 시정 3마일(5㎞)로 양호한 편이었다. 따라서 근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뿐더러 몸집이 큰 어선이 고속정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접근했더라도 민첩하게 대응했다면 충돌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해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선체를 인양해 정밀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현재 인양할 계획과 방법을 강구 중이며 승조원들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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