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매수세 지속으로 내년 국내 채권시장은 훈훈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채권담당 연구원은 "올해 채권시장 최대의 이슈는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로, 이는 연중 금리 하락세를 이끌었다"며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 배경은 통화 강세 베팅인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는 아시아 신흥국들 대부분에도 해당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도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상수지 흑자로 통화절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현 정부의 성향을 봤을 때 어떠한 형태로든지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이 가시화 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또한 내년도 국채발행 한도가 올해(77조7000억원) 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재정건전성이 글로벌 이슈가 된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가능한 한 국채의 실질적인 발행을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창섭 IBK투자증권 채권담당 연구원은 "올해 채권시장은 국내경기의 견조한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3년 수익률이 사상 초유인 3%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이는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인해 올해 상반기를 전후로 세계경제가 소프트패치(일시적 어려움) 국면을 지났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내년 채권시장은 지난해와 유사한 시장흐름이 진행될 것이다. 현재의 채권시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상 최저의 시장금리를 기록한 이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금리의 하향조정으로 인해 향후 금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고, 외국인의 장기물 투자증가에 따른 장기물 금리 상승제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빠른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채권투자에 적합한 투자환경, 주요국 외환보유고 다변화 움직임, 원화 저평가 등이 글로벌 장기자금 유입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장기물 투자증가로 채권시장은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현상'을 기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오 연구원은 또한 "저가 원자재 시대의 종료, 신흥국 저가물품 공급효과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 등으로 인해 향후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채권시장에서는 다시 물가에 주목하게 될 것"고도 밝혔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고성장 종료로 인해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유출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시중자금은 저금리에 따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증가와 맞물려 고금리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한 자금이동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