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돌아왔다. 4년 만의 백악관 재입성이다.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다시 당선돼 집권에 성공하는 사례는 22대, 24대 대통령이었던 그로버 클리블랜드에 이어 132년만이다. 미국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트럼프의 압승이었다. 박빙의 여론조사를 뒤집어버린 결과는 '샤이 트럼프'가 대거 결집했다는 분석과 미국 국민은 아직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는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리나라가 치유되도록 도울 것이다.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당장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트럼프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도 사상 처음으로 7만5000 달러선을 돌파했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를 앓는다는 말이 있듯이 트럼프의 당선으로 우리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북한군의 파병으로 한반도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전쟁 관여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한 트럼프의 생각과 충돌할 것이 우려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하에서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한미동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대규모 인상 요구 등으로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수시로 강조해 온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도 오리무중이다. 김정은과 집권 1기 때 3차례 정상 간 만남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과감한 톱다운식 대북외교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다시 격변 겪게 될 것이다.  무역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확대를 무기로 하는 보호주의 기조를 대폭 강화해 미국의 국내 제조업 기반 재건을 도모할 것임을 공약해왔다. 따라서 트럼프가 취임해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미국과 한미FTA로 연결된 한국이나 유럽연합(EU)과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가 트럼프의 재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질서가 재편될 공산이 크다. 이때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자칫 잘못 판단한다면 미국의 일방적인 주도권에 휩쓸려 국가의 위기가 몰려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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