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골프채를 잡았다. 윤 대통령이 골프채를 다시 잡은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다시 골프채를 잡은 것은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다.
미 제47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윤 대통령 주변에서는 "'골프 외교'를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 트럼프의 남다른 골프사랑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골프위크는 최근 '헐크' 브라이슨 디샘보(미국)와 트럼프가 라운딩한 동영상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라운드는 지난달 디샘보가 메이저 대회 US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이뤄졌다. 장소는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주말이면 골프를 치기 위해 종종 찾는 곳이다.
경기는 두 사람이 각자 공으로 티샷을 한 다음 두 번째 샷부터 홀 아웃 할 때까지는 두 사람이 친 공 중 좋은 공 하나를 선택해 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버디 12개, 이글 5개 등 도합 22언더파를 기록했다. 78세의 트럼프는 이글을 기록했고, 롱 퍼팅도 곧잘 성공시켰다. 비거리도 225야드나 날렸다.
골프위크는 "트럼프의 스윙은 보는 것보다 굉장히 효과적이다. 특히 드라이버와 퍼팅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티 샷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페이드가 돼 페어웨이 가운데 떨어졌다. 78세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윤 대통령이 상대해야 하는 트럼프 실력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야구와 농구 등으로 쌓은 운동신경이 있는 만큼 골프도 빠른 시간내에 잃어버린 감을 찾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추진 중인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담 등 정상외교에 대해서 불안한 시선이 보내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십수년간 골프를 치지 않아 '골프 외교' 등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실제로 트럼프 1기 재임 시절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골프를 치며 미일 정상외교를 수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 상황을 감안해 주변 조언에 따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 실력에서 골프 경험이 많은 트럼프를 이길 수는 없지만 어디까지나 정상끼리 만나는 골프 외교로서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한다. 골프 연습과 함께 국익 외교 연습에 열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