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사람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성(詩聖)이라 불리우는 타고르(타골)는 한국을 ‘동방의 등촉(등불과 촛불의)나라’라고 예찬했다.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 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극찬의 명시를 남기자 삼천리 금수강산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삼천리는 한국의 국토를 의미하고, 금수강산이란 비단에 수놓은 것 같은 산천이라는 뜻으로 한국을 비유하여 일컫는 용어이다. 강산이 빼어난 것은 전국 어딜가나 산과 강 그리고 너를 평야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山)으로 백두산, 금강산, 한라산이고 곧 명산이다. 명승지마다 아름다운 강산이 있어 그 아름다운 풍광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넓고 길게 흐르는 냇물인 5대강으로 압록강, 낙동강, 두만강, 한강, 대동강이다. 강의 거의 전부가 산에서 발원하여 강을 거쳐 들판으로 바다로 흘러간다. 산은 육지의 표면이 주위의 땅보다 높고 험한 부분으로 산악이라고도 한다. ‘팔만사천대장경’에 산은 마음의 고요와 고상한 곳으로, 큰 산은 높은 덕(德)이 솟은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산들이 길게 이어져 줄기 모양을 한 산줄기(산지)인 산맥은 인간의 정서이며 산과 강은 좋은 이웃이 된다고 한다. 사람은 깊은 슬픔이 있을 때라도 집 가까이에 있는 언덕길을 산책하면 마음에 위안을 받을 수 있다. 심산계곡을 소요하면 한결 마음이 가라 앉을 수 있다. 자연은 인생의 고민을 어루만져 준다. 자연은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서 존재하는 것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산, 강, 바다, 그리고 비, 바람, 구름 따위로 사람이나 물질의 본디 성질인 본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높은 산을 바라보자. 그것은 이미 하늘과 땅 사이에 있으면서 두 세계를 반씩 영위하고 있다. 깊은 산골에는 숭고한 정적(고요하고 괴괴함)이 있다. 침묵 속에서 무한한 무엇이 물결을 치고 있다. 거기에 자연은 순화되어 어떤 초자연적인 엄숙한 모습에서 높은 산맥의 정서가 있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은 강으로, 그리고 다시 평야로 내려간다. 그래서 산이 있는 곳에 강물이 흐르고 넓은 들녘에 적시어 오곡을 키우는 곳이기에 먼 산은 모두가 푸르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국토는 산과 강 그리고 평야가 아주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룬 대륙이다. 강(江)은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받아 댐(dam)과 저수지·못을 채운다. 댐은 발전(전기)·관개(관수)·수도(水道)·수량 조절 등의 목적으로 바다나 강을 가로질려 막아 쌓은 대규모의 둑(방천)이다. 저수지는 인공으로 둑을 쌓아 물을 모아두는 물 저축지이고, 못은 넓고 깊게 팬 땅에 늘 물이 고여있는 곳이다. 그리고 호수는 육지의 내부에 위치하여 못이나 늪보다도 넓고 깊게 물이 고여있는 곳이다. 환경 전문가의 학설에 의하면 강과 바다가 있는 곳에는 큰 도시가 형성되고, 문화와 문명의 발달이 탄생 되는 곳이라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인, 미시시피·나일강·인도의 인더스강·황하·다뉴브·라인강 등이 거기에 속한다. 식용수를 비롯하여 생활용수·농업용수·공업용수가 제일이고 방화용에도 물이 절대적이다. 필자에게는 10여 년 전 감격스런 일이 생겼다. 2006년 늦가을에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비행기로 평양 순안공항으로 간 일이 생겼다. 이륙 15분 만에 비행기가, 이북 땅 황해도 들판을 날고 있었다. 학창시절 지리 수업시간에 배웠던 예성강 줄기의 연백평야가 시야에 펼쳐졌다. 너무나 감격스러워 가슴이 요동쳤다. 황금들판을 내려다보는 순간-그 감회가 아직도 생생하다. 예성강은 황해도 언진산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흘러 경기도를 지나 서해로 흐르는 강이다. 남북한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라 더욱 애상함을 느꼈다.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詩)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으로 가듯 걸어만 간다’ 산은 단풍에 붉게 물들고, 들녘은 황곡에 누른 가을-이 곳이 바로 평화의 땅-우리나라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