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당국자가 최근 방북한 미국인 한반도 전문가에게 2000년 합의된 '북-미 코뮈니케'를 미국이 존중할 경우 모든 핵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새로 공개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외에 불능화한 플루토늄 시설도 재가동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23일 최근 민간 전문가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 고위당국자들과 면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소장이 이같은 메시지를 전해듣고 이를 미국, 한국, 일본 당국자에게도 브리핑했다고 보도했다. 북미공동 코뮈니케는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합의한 것으로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보장이 핵심 내용이다. 시걸 소장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고위당국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영변의 기존 핵시설 해체를 시작하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들은 시걸 소장에게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이 없어지면 더이상 핵 무기를 보유할 이유가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걸 소장은 "북한 고위당국자들이 미국과의 협상에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북한 입장에서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는 협상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여러차레 언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들이 앞으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외에 6자회담 합의로 2007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플루토늄 시설의 재가동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자신들이 보유한 것은 더 이상 핵장치가 아닌 핵 탄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걸 소장은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 토니 남궁 뉴 멕시코 주지사 보좌관,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연구원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