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발사사태에 따라 모든 정치일정을 중단하고 대책회의를 잇따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중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현지에서 관련 상황을 보고 받고 일정을 앞당겨 24일 귀국키로 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3일 오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피격사건 발생 직후 보고를 받고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
안 대표는 상황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위중한 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광장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연평도 사태를 보고 받은 뒤 긴급 최고위원회 개최를 지시하고 대국민 서명작업과 장외투쟁은 중단키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오후 6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연평도 사태에 대한 파장과 향후 국회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오후 비상안보대책 특위를 열어 군 관계자로부터 연평도 피격사태에 대한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날 국회에서 진행중이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 상임위들도 청와대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 등으로 장관들이 자리를 뜨면서 긴장감에 휩싸였다.
김황식 총리와 김태영 국방장관 등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던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는 언론 속보를 통해 연평도 사태가 알려지자 회의장이 술렁였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예결위 회의도중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의원들의 요구에 간략히 상황을 브리핑한 뒤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차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여야 의원들은 이후 회의를 진행하려했으나 김 총리와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또한 부처 귀환을 요구해 오후 3시 40분께 회의를 정회했다.
이후 이주영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는 더이상의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산회를 선포했다.
예산안 심사를 위해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원세훈 국정원장과 제 3차장은 북한 도발 사태와 관련된 보고를 받은 후 회의장에서 긴급히 퇴장했다.
국회 정보위는 국정원 제1차장과 제2차장이 국회에 남아 예산안 심사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여야가 간사단 합의를 거친 뒤 산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