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치다, 받치다, 받히다'는 헷갈리는 맞춤법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글자 모양은 비슷하나 뜻이 완전히 다른 경우가 있다. 잘못 쓰면 우리말 기본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오늘은 세 단어의 뜻, 차이점을 예문을 들어 알아본다. 1. 바치다
기본적인 뜻은 '드리다(내주다)'. '드리다' / '가져다주다', '기꺼이 내주다' 두 가지 의미로 세분화할 수 있다. 첫째 '드리다' / '가져다주다'. 신이나 웃어른 등 자기보다 위에 있는 존재에게 무언가를 드리는 행위를 나타낸다.
윗분에게 드리는 것이므로 정중하고 공손한 태도가 요구된다. 보통은 자기보다 힘이 세거나 권위를 지닌 존재에게 무언가를 주게 된다. 대놓고 강제하지는 않으나 은근한 강제성을 띤다고 볼 수 있다.
또는 꼭 내거나 물어야 할 돈을 주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세금을 부과한 관청이나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세금/돈을 내는 것. '갖다(가져다) 바치다'라는 형태로 많이 표현된다.
예문: 1) '신께 새끼 양을 제물로 바쳤다.' 2) '새로 부임한 사또에게 술상을 바쳤다.' 3) '관할 세무서에 세금을 갖다 바쳤다.' 4) '험악한 얼굴을 한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을 바쳤다.'1), 2)에 나오는 신과 사또는 보통 사람보다 위에 있는 존재들. 이들에게는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바치게 된다. 3) 4)에서처럼 세무서나 사채업자에게 세금/돈을 낼 때도 바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자발적인 헌신/희생
둘째, '기꺼이 내주다'. 어떤 존재를 위해 또는 어떤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는 행위를 뜻한다. 즉 헌신하다, 희생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자기 선택에 따라 기꺼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은근한 강제성을 띠는 첫 번째 의미와 차이가 난다.
예문: 1) '생물학 박사는 세포 연구에 일생을 바친다.' 2) '가족을 위해 자기 시간을 아낌없이 바쳤다.'1)은 일생 세포 연구하는 일에 헌신한다는 내용.
그 일을 평생 과업으로 여기고 몰두하는 사람에게 쓰면 좋다. 2)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족을 위한 일에 전부 내준다는 내용. 자발적 선택에 따라 바치는 행위가 아낌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2. 받치다'가져다 대다', '아프게 느껴지다' 두 가지 의미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가져다 대다'. 한 물건에 다른 물건을 가져다(갖다) 대는 것을 나타낸다.
옷 색깔이나 모양이 조화를 이루도록 맞춰 입는다는 뜻도 된다. 예문: 1) '쟁반에 새로 산 찻잔을 고이 받쳐 두었다.' 2) '양손으로 우산을 받쳐 든 아이 모습이 몹시 귀엽다.' 3) '알록달록 양말은 검은색 정장을 받쳐주지 않아!' 4) '근사한 치마를 받쳐 입으니 옷맵시가 난다.' 5) '배경음악이 영화 분위기를 잘 받쳐주는구나.'1)에는 쟁반에 찻잔을, 2)에는 양손에 우산을 받쳐 드는 행위가 나타난다. 3) 4) 5)는 양말-정장, 상의-치마, 배경음악-영화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