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서해상에서 실시되고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1일 훈련을 마지막으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한미 연합훈련 마지막날인 오늘은 다중위협하 주력체 경계작전 및 기동군수훈련 실시한다"며 "훈련은 오후 2시경 종료될 예정으로 조지워싱턴함을 비롯한 미군 전력은 미측 작전구역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한반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로 진행돼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추가 도발을 억제할 좋은 카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미 연합해상훈련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 뒤 불과 닷새만에 열렸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연평도 포격 이전에 계획된 훈련이라고 밝혔지만 포격 이후 훈련 일정이 발표됐다는 점으로 볼때 대북 무력시위 성격이 강했다.
이번 훈련에는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을 비롯한 구축함과 순양함 등 미군의 대규모 항모전단이 참여했다. 정밀감시 정찰기인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도 투입돼 북한의 동향을 살폈다.
우리 군도 이지스함인 7500t급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과 초계함, 호위함, 군수지원함, 대잠항공기(P3-C) 등이 참가했다.
북한은 훈련 첫날 조지워싱턴함 등 미군의 항모전단과 세종대왕함 등 우리 전투단이 서해상에서 상봉해 연락단을 교환하고 해상경비작전에 돌입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할 경우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사격을 가할 것이라며 위협하는 가운데 북측에서 수차례 포성이 관측돼 연평도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발생했다.
둘째날에는 한미 연합전력이 항공모함 함재기의 요격통제훈련과 함께 연합대공방어와 수상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고난도의 정밀 전술훈련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각 훈련에는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투기(EA-6B),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조지워싱턴호의 80여대에 달하는 함재기가 수시로 이착륙하며 실전을 방불케했다.
훈련 3일째에는 한미 양국군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차단, 검색하는 해상차단작전도 실시했다.
이 훈련은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한 운항 정보 및 첩보를 공유한 가운데 한미 연합전력이 차단기동하고 전투기와 해상초계기, 링스헬기 등의 엄호하에 선박으로 연합검색반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군이 연합해상차단작전을 실시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를 두고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의 무력 도발은 물론 북한의 전략물자를 운반하는 선박의 이동도 차단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 수단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시 핵물질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WMD가 외부로 반출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것이다.
훈련 마지막날인 1일에는 수상과 공중에서 호위를 받은 군수지원함이 해상군수기동훈련과 항모호송작전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관계자는 "이번 훈련이 한미 연합합동 전력이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방어준비태세를 향상시키고 상호 작전 운용능력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결연한 한미 동맹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이 감도는 사이 진행된 대규모 훈련에 주변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 훈련이 북한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비춰볼 때 북한의 추가도발 의지를 잠재울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격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실현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연내 한미 연합훈련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 중에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 장소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