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으로 6.25 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군이 김관진 국방장관을 새 수장으로 맞았다.
김 장관이 코너에 몰린 군을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 장관은 군의 강도 높은 개혁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우리 군이 무기력한 모습에서 탈피해 신뢰회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야전 중심의 전투형 군대'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무엇보다 군에 대한 국민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강한의지를 보였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북한이 또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온다면 즉각적이고도 강력한 대응으로 그들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야 한다"며 "그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의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지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싸울 준비가 돼 있는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강조하고 전반적인 교육훈련 체계 개선과 실전 능력을 구비한 전투형 부대를 만들 계획이다.
교육훈련을 개선해 현재의 전투력으로도 적과 싸워 항상 이길 수 있도록 작전현장의 전투능력을 극대화하고 정신교육을 강화해 전투의지가 충만한 '전사 중의 전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군이 행정조직화 돼 가면서 군인정신이 약화된 나머지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도외시해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김 장관은 "당장 눈앞에 있는 적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먼 미래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지휘관 중심의 정신교육을 강화해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의 이같은 의중이 반영돼 이달 중 발간되는 국방백서에는 '북한=주적'이란 개념이 명문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운영 및 작전수행체제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도 예상된다.
김 장관은 "조직과 업무체계 그리고 우리의 의식 전반에 잠재해 있는 행정주의적 요소, 관료적인 풍토, 매너리즘을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취임사를 통해 강조했듯 지나치게 행정화된 조직이 군대다운 조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의 취임으로 야전부대에 있는 지휘관들은 야전에 있는 대로 정책부서에 있는 간부들은 그들대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야전부대 간부들은 장병들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그 동안의 교육훈련 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또 전투대비태세 점검에도 연일 집중하고 있다.
정책부서 간부들도 행정적인 조직 관리에서 벗어나 전략과 전술 위주의 정책을 만들어 일선부대에 녹아들도록 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군의 변화가 향후 장성급 인사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과 국방장관 교체로 미뤄진 장성급 인사에서 김 장관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며 "전투 병과 경력과 야전 경험이 인사에 최우선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