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보온병 포탄' 해프닝을 희화화한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안 대표가 최근 연평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검게 그을린 보온병을 두고 포탄이라고 발언했던 것과 관련된 패러디 시리즈 수십건이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인기를 끈 패러디물은 한 네티즌이 김춘수의 시 '꽃'을 고쳐 만든 시다. 이 시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보온병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포탄이 되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네티즌은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그림을 패러디해 보온병 사진 밑에 '이것은 보온병이 아니다'는 제목을 써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네티즌들은 학교 운동장에 놓아둔 보온병을 찍어 "불발탄이 쌓여 있다"는 해석을 달거나 대형 할인매장의 보온병 코너를 찍어 '무기고'라는 설명을 붙이는 등 패러디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상수 대표가 사실은 군대를 다녀왔다. 병과는 보온병(兵)"이라는 유머와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을 던져 나라를 구하려 했고 안상수 대표는 보온병 포탄을 제조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큰 웃음을 줬다"는 패러디도 나왔다.
안상수 대표에 대한 패러디는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온병을 꺼내 물을 마시며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가 물을 마시려고 가지고온 보온병입니다. 포탄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최고위원은 지난 1일 "탄두가 날아오지 어떻게 탄피가 날아오는가. 고무풍선으로 보냈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말했고, 같은 당 변웅전 최고위원도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하면 보온밥통은 핵무기에 속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4일 연평도 피격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포화에 그을린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해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