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짜리 치킨으로 화제가 됐던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16일부터 판매가 전격 중단된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13일 열린 업계 동반성장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통큰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에 불가피하게 판매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큰치킨은 배달은 하지 않고 방문고객에게만 판매하며, 튀기는 시간을 고려해 점별 하루 평균 300마리 밖에 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며 “사전 대량물량 기획과 기존 설비를 이용한 저마진 판매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9일 첫 판매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던 ‘통큰치킨’은 3일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9일 출시한 후 11일까지 사흘 동안에만 약 7만4000마리가 팔렸다. 전날인 12일의 판매량을 감안하면 10만마리를 넘겨 약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사업 존립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난 여론이 증폭되며, 판매 초기부터 뜨거운 호응과 비난이 엇갈렸지만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결국 '상생'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매 중단에 이르게 됐다. 특히 프랜차이즈업계가 “통큰치킨이 원가 이하로 판매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며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사태가 악화됐다. 이들은 대형 유통기업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리더(loss leader)' 제품이라는 점을 집중 비판했다. 여기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도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한다”며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이 아니냐”고 비판해 정부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큰치킨은 기존 치킨보다 절반이상 저렴한 5000원에 팔리면서 ‘닭세권’ ‘얼리어닭터’ 등의 신조어를 만들었다. 특히 지난 8일 한 게시판 커뮤니티에는 “서울·경기지역에 분포해 있는 롯데마트를 연결해 보니 '통 큰 치킨'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며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마트의 경기권 분포도를 선으로 연결해 보면, 닭의 머리 모양과 유사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폭소했다. 네티즌은 “롯데마트의 치밀한 계획에 졌다”, “뭔가 짜맞춘 것 같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등 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던 롯데는 결국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에 대해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자 결국 시판 나흘 만의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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