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늦어도 21일 연평도 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서해상을 둘러싼 군사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임박하자 연일 '보복타격'을 거론하며 훈련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연평도 사격훈련을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군 당국은 사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연평도 해병부대의 사격훈련은 연평도 서남향 방향인 우리 해역에서 이뤄지며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발칸포, 81㎜ 박격포 등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훈련 일정이 잡힐 경우 군은 연평도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을 방공호로 대피시키고 군 의료진을 비상대기시킨 가운데,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의 비상출격 명령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북한은 17일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실시와 관련해 남북장성급회담 북측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괴뢰군부 호전광들은 연평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도발적인 해상사격을 즉각 중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연평도 포사격을 강행하는 경우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그 화력 타격의 강도와 포괄범위는 지난 11월23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재현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18일 아예 연평도 2차포격으로 파생될 사태를 염두에 둔 듯 "이번에 있게 될 2차 연평도 사건의 책임을 미리 밝혀둘 필요가 있다"며 "가장 주된 책임은 남조선 괴뢰들을 도발로 사촉한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도 17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군대와 인민들은 미제와 그 하수인들의 전쟁책동과 침략적 결탁을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더 이상 말로 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준 북한이 이번에도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미국이 참가한 한미연합훈련 때는 북한이 도발하지 못했지만 이번 훈련은 남한만의 단독 해상훈련"이라며 "연평도 육지를 직접 겨냥하지 않더라도 NLL부근에 대응사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평도 해상훈련으로 양측이 다시 충돌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유혈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장즈쥔 상무부부장은 18일 성명을 내고 "한반도에서 또 다시 유혈충돌이 빚어지면 동족상잔의 비극이 재연될 것"이라며 "중국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어떤 행위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의 연평도 포사격 계획 철회와 북한의 도발 자제를 호소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직접 상황 개입에 나서자 유엔안보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엔안보리는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0일 오전1시)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긴급회의가 개최되면 한반도 긴장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긴장완화를 권고하는 내용의 성명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해상훈련의 경우 일상적으로 해왔던 것이고 북한 지역으로 직접 포를 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유엔안보리 논의와는 별개로 훈련은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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