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한 행락철이지만 구미 지역 식당가에 한겨울 찬바람만 세차게 불고있다. 점심시간이지만 텅 빈 식당 안에서 업주와 종업원만 우두커니 앉아 먼산만 바라보고있다. 이처럼 손님이 없자 영업시간 조정까지 나선 가게들도 있었다.인동에서 텅 빈 식당에 휴대폰만 만지던 주인은 "계엄 이후부터 저녁에 손님이 없어서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가게 문을 4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찍 닫는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영업을 일찍 마감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토로했다.문성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지난해 연말부터 손님이 점심에는 30%, 저녁에는 50%가 줄었다"며 "나라가 시끄러웠던 것도 있지만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경기가 좋아져야 장사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인동에서 대형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도 “일주일에 단체 손님이 1∼2팀은 있었지만 계엄령 후 저녁 단체 손님은 가뭄에 콩나듯 해 종업원 월급도 제대로 못 맞추고 있다”며 한숨을 푹 쉬었다.이처럼 식당을하는 자영업자들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났으니까 조금이라도 좋아질까 기대하며 죽지 못해 버티고 있다”며 “언론들도 정부도 뭐라도 해서 경제를 좀 살릴 방법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식당과 함께 문성지 주변 대형 카페도 찬바람만 불고 있었다. 토요일 주말인데도 손님이 없어 100여평 실내에는 한 테이블 건너 한 두팀만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지난해 만해도 주말에 손님이 붐볐지만 계엄령 선포후 손님들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며 적막감만 감돌았다.인근의 한 카페 주인은 "가뜩이나 경제가 엉망이라 매출이 반토막났는데 설상가상으로 계엄령까지 발동해 더 어려워 체감상 코로나 때보다 매출이 더 안 나온다"며 "정부가 나서 소상공인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탄핵정국에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다 보니 저녁 손님이 떨어졌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했다.
이처럼 식당과 카페 등에 손님이 없다보니 가게를 내놓는 업주들도 늘어나고 있다.구미시 고아읍의 한 부동산은 “장사가 안되자 상가 임대 물건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어 빈 가게가 많지만 좀처럼 임차인을 구하기 힘들다”며 “부동산도 한겨울이라 폐업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시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위기가 대한민국 경제 전체로 파급되는 형국"이라며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협력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고 소상공인·민생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한편 소기업·소상공인공제인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상황을 보면 올해 1월과 2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각각 1만2633건, 1만477건으로 2월에도1만건, 1434억원으로 지난해 2월(1150억원)보다 늘었다. 또 국세청 폐업신고 사업자(개인·법인)는 2023년 98만648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아 앞으로 소상공인 업계는 지난해 폐업 신고 사업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