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22일 연평도 포격사태와 연평도 사격훈련 등 '연평도 정국' 이후의 대북기조 방향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중진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사격훈련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대북 강경기조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일부 의원들은 현재의 한반도 위기상황을 직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화해무드 조성은 불가능하다고 맞서면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연말인데 남북관계로 분위기가 무거운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국민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공직자·정치인·기업인 등 사회지도층 자제들이 병역의무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이들을 전방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사덕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발언이 마무리되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안 된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신임 정책위의장 등이 상의해 대북정책을 되돌아 보는 조치를 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나도 같은 생각을 해왔다.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모든 역량을 다해 대응하되, 중장기적으론 북한의 위험요인을 현명하게 관리해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공통 요구일 것"이라며 "서로 남 탓을 하거나 전 정권 탓, 이 정권 탓을 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의 장점을 모아 새로운 대북전략을 만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역시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응하는 것과는 별개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을 다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전제로 대북 외교라인을 강경일변도쪽으로 치중해 왔는데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윤성 의원은 "현 상황이 그렇게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 국지전의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1호가 발령 중이고 1000명이 넘는 연평도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집단 이주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생각나는대로 대북관계 긴장완화를 하자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꼬집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생각나는대로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고 이 의원은 "내 생각은 그렇다"고 응수했다. 이경재 의원도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인기를 가져오는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과연 대화(기조)로 가는 것이 진짜 긴장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훈련과 같이 거꾸로 단호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북한을 조심하게 하고 당분간 평화 분위기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대북기조 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안상수 대표는 "모두 좋은 발언들이었지만 이 정도로 멈추자"고 상황을 수습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은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안보특위가 구성돼 있어 적절한 남북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며 "민생과 안보를 논의하기 위해 한나라당은 언제나 야당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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