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이 ‘불기 2569년 신라문화원 개원 32주년 기념 대법회’를 봉행하면서 문화유산의 가치와 불교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1993년 창립 이래 ‘문화유산 보존화 활용을 통한 생활화, 불교문화의 대중화’를 지향하며 전통문화와 수행정신을 바탕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오며 올해 32돌을 맞이한 신라문화원은 이번 대법회를 통해 그 뜻을 계승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출발점으로 마련했다.이날 법회는 신라문화원이 서악동 주민들과 함께 가꾸고 지켜온 서악마을의 모습을 담은 ‘서악마을 이야기’, 국가유산청·경상북도·경주시가 후원하고 신라문화원 제작한 세계문화유산 홍보 영상 ‘경주에서 조선을 찾다’, 신라문화원 30년 역사를 담은 ‘신라문화원 30주년 기념 영상’이 순차적으로 상영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공동체의 여정을 회고했다.신라문화원은 오랜 시간 함께한 내부 구성원과 후원자, 협력 기관 관계자들에게 감사패와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300만원을 주낙영 경주시장에게 전달했다. 혜국 큰스님은 “이 성금은 단순한 물질적 보시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껴안는 불자의 자비심에서 비롯된 실천행”이라며, “문화와 수행은 결국 사람을 향한 사랑이며 고통의 현장에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불법(佛法)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법회의 하이라이트였던 혜국 큰스님의 법문에서는, 문화유산과 수행, 그리고 자비의 실천에 대한 깊은 통찰이 이어졌다. 스님은 “문화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체득하고, 실천하고, 공덕을 짓는 삶의 도구이자 수행의 바탕”이라 설파했다. 이어 “문화유산과 불법을 통해 우리는 본래 성품, 즉 그 하나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걸어야 한다”고 법문을 이었다.또 “문화는 곧 선이고, 선은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라며 신라문화원이 지향해온 ‘문화선(文化禪)’의 길이란, 전통 속에서 현재를 살리고, 그 삶을 이웃과 나누는 것임을 강조했다.진병길 원장은 환영사에서 “문화유산은 보존을 넘어 활용과 체험을 통해 살아 움직여야 한다”며 “신라문화원은 앞으로도 전통의 현대화, 문화의 생활화, 수행의 공동체화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김석기 국회의원 등은 신라문화원의 32년간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2025 APEC 정상회의’와 함께 경주의 세계적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