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3일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외형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앙대에서 열린 대한금융공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최근 금융회사의 외형경쟁이 치명적이진 않았지만 앞으로 어려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선의의 경쟁은 있어야 하지만 과당경쟁과 쏠림문제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대형 금융회사와 퇴직연금 시장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카드 산업에서도 과당 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사전적으로 개입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학술대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카드시장과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사 매출 중에 판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9%에서 올해 25%로 상당히 높아졌다"며 "모집질서와 판매 경쟁 부분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모집질서 단속을 강화하고, 기동점검반의 인력과 단속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 과도한 매출 경쟁을 막기 위해 카드론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그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역마진을 제시할 경우 시장 질서가 흐트러지고, 엉뚱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역마진이 적발될 경우 강하게 조치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금감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크다. CEO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지는 만큼 이사회에서 선임할 때부터, 선임 후에는 감시 기능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