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률적인 근로시간 제도 대신 다양하고 유연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 연구위원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정연 주최로 열린 공동토론회에서 "여성 고용률 제고와 저출생 대응에는 근로시간 형태의 다양화와 유연근무제 확대가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가령 유럽연합(EU)은 4개월 단위로 주당 평균 48시간 이내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지침을 두고 있어 기본 관리 단위가 일주일인 국내법보다 훨씬 유연한 형태의 근무를 허용한다.정 연구위원은 "유럽 주요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근로시간 활용이 활발하며 유연성이 높은 제도 활용이 출산율과 여성 고용률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의 필요와 기업의 수요가 조화를 이루는 유연한 근무제도의 정립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현안 과제"라면서 노사 양측의 실질적인 참여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울러 구미영 여정연 여성고용연구본부장은 공공·민간, 대기업·중소기업 등 6개 사례를 조사한 결과 고용과 근무조건이 열악했던 사업장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단체교섭을 통해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이 활성화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자 생애주기 및 사업장별 특성에 맞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노사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출생 추세의 반전을 위해서는 개인적 비용과 사회 전체 편익 간의 격차 해소에 힘을 쏟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선진국처럼 노사가 자율적으로 일·육아 병행 방법을 설계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대체인력 채용이나 동료 업무 과중 등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손경식 경총 회장은 "경영계는 저출생 대응을 위한 책임 있는 사회 주체로서 일·생활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근무 환경 조성과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 같은 실천 가능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우리나라 중소·영세기업에서 육아휴직, 육아기 노동시간 단축 제도의 활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문제들은 노사가 함께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 저출생 극복을 위해 노사가 협력해 실천할 수 있는 과제들을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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