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태종로에 위치한 '지지호텔'은 길고양이와의 인연을 계기로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지지호텔은 유기묘(길고양이) 보호관련 캠페인을 통한 홍보의 일환으로 전시회를 기획해 ‘GG와 함께하는 박영미·정자빈 콜라보 전시회’를 1일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호텔 로비에서 펼쳐보인다.   황리단길과 티미널에 인접해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높은 지지호텔은 2025년 APEC 경주가 열리는 시기, 외신기자단 미디어부분 본부호텔로 선정됐다. 지지호텔의 유기묘 인식 개선과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이번 전시 기획에는 길고양이였던 'GG'와의 특별하고 따듯했던 시간이 매개로 작동했다. 지난해 2월 다리 골절과 타박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길고양이 ‘지지’는 호텔 화단에서 발견돼 지지를 구조했던 직원들은 자비로 치료를 이어갔다.   그러다 호텔 차원에서 지지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는 고양이 양육 비용을 기업차원에서 처리했다.   불특정 다수의 내외국인들이 이용하는 호텔에서 길고양이 GG를 보호하기에는 매우 조심스러웠으나 지지는 호텔 로비에 머물며 투숙객과 자연스럽게 교감하기 시작했다.    오래 방치돼 경계일색이었던 눈빛은 어느새 방문객들과의 소소한 교감의 눈빛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지지호텔의 고양이’로 불리며 SNS와 구글 리뷰에도 자주 언급되는 이 호텔 마스코트로 부상했다.이에 지지호텔은 갤러리 미지와 함께 특별한 복덩이 고양이와의 동거를 기업 차원의 문화적 메시지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성 총지배인은 “이번 전시회는 고양이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박영미·정자빈 작가의 공감을 통해 고양이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단순한 애묘 취향 전시에서 벗어나 기업과 유기동물이 상생하는 존재임을 공감하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공공적 메시지를 전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호텔 로비에서 진행되고 있다. 호텔 공간을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에 활짝 열어 사회문화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공간으로도 기능하게 해 방문객의 호평을 얻고 있다.    유기동물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사회적 책임으로 공론화하는 고민의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이는 이번 전시 이후에도, 향후 경주 APEC이 열리는 가을께, 지역 작가와 협업한 제2, 제3의 전시도 검토 중이라고 호텔 측은 전했다. 이번 전시에는 고양이 작가 박영미, 정자빈 작가가 각 15점씩 모두 30점의 회화를 선보인다. 익숙한 고양이의 모습부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까지, 두 작가 모두 고양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며 회화와 섬유조형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고양이 작가로 불리는 박영미 화가는 자신을 반추하는 의인화된 ‘깜장 봉다리’라는 고양이를 통해 사소하고 소소한 우리네 일상을 담아낸다. 어떤 것들을 행복이라 부를지 기대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고양이, 봉다리 군을 통해 일상적 행복을 그린 것이다.작품 속 고양이의 시선에서는 제법 위트있는 나른한 봄날의 기지개가 떠오르고, 휴식과 위안을 제시하며 무엇을 행복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정자빈 작가의 ‘Blossom’은 금사와 혼합재료로 이뤄진 섬세한 작업으로, 삶의 무게 속에서 잊고 살았던 꿈과 희망의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꽃무늬 고양이 실루엣 시리즈는 화려한 팝아트적 매력을 지닌다. 그는 희망을 향한 다양한 감정들 즉, 간절함, 기쁨 등 순수한 동물의 다양한 표정을 통해 우리의 꿈들도 화려한 상상의 꽃처럼 피어나도록 한다. 박영미 작가는 김해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회화 작가로, 2023년 김해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했으며 국내외 아트페어 50여회에 참가한 바 있다. 정자빈 작가는 섬유미술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고양이 오브제 작업을 선보이며 BAMA와 퀸아트페어 등 국내 유수 아트페어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