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 앞에서는 ‘2025 봉축 점등식’이 장엄하게 봉행됐다. 
 
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악마을 주민과 지역 불자, 그리고 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불교의 전통적 가르침을 되새기고 현대적 감성으로 되살아난 신심과 이웃을 향한 마음이 어우러지는 뜻깊은 시간으로 승화됐다.올해 점등식은 작약꽃이 봉오리를 터뜨리는 계절에 맞춰, 연등의 은은한 불빛과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며 유서 깊은 폐사지의 고요함 속에서 전통불교의 미학과 현대인의 치유 욕구가 조화를 이루는 ‘빛의 예술’로 구현했다. 수암사 주지 성천 스님의 집전으로 삼귀의례와 반야심경 봉송이 엄숙히 이어진 가운데 진병길 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점등식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불교의 자비 정신과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 가치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이 자리가 자비의 마음을 확산하고 문화유산이 일상 속에서 더욱 의미 있게 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성천 스님은 법문을 통해 “석탑에 등불을 밝히는 일은 곧 마음속 자비의 등불을 켜는 수행”이라며 최근 경북 지역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작은 연등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이 된다”며 연등에 담긴 회향의 의미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