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 21일 88세 일기로 선종하셨다. 교황은 부활절 미사를 마치고 세상에 인자한 미소와 희망을 남기고 하늘 나라로 가셨다.    후에 교황은 은행 계좌도 없었으며, 수중에는 100달러 뿐이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는 항상 약자 편에 있었으며, 교황 즉위시 이름도 가난한 자의 성인 ‘프란치스코’ 로 하셨다. 2013년 3월 13일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가 비유럽권으로는 1282년만에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자, 사람들은 놀라와 했다. 실제로 그는 진보적인 사고로 기존 보수적인 바티칸에 많은 변화를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소탈한 그의 행보는 화제였다.    한 기자가 교황에게 ‘만일 동성애자가 교회에 온다면 허용하겠느냐’ 라고 물으니, 그는 ‘내가 뭐길래 사람을 심판할 수 있겠습니까? 심판은 하느님 몫이지요’ 라는 답을 했다. 2014년 8월 14일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차 방한 때도 그는 경차를 요구했으나, 결국 소형차 (SOUL) 가 제공되었다. 그는 테러 위험에도 방탄차는 이용하지 않았고, 그럴 경우는 오직 하나님께 맡긴다고 했다. 성직자가 고급 신형차를 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 는 프란시스코 성인의 영어식 표현이며, 산디에고 (San Diago) 도 스페인어의 영어식 표기이다. 교황의 장례미사는 4월 26일 거행되었고 베드로 성당이 아닌 6km 거리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이며, 유언에 따라 아무런 장식 없이 철제 십자가와 흰 장미 한송이가 놓인 ‘FRANCISCVS’ 라틴어 묘비만 있다. 한 명의 카톨릭 신자로 돌아간 것이다. 영화 ‘쿠오 바디스 (Quo Vadis, 1955)’ 에서 네로는 로마 시가지에 난 화재 방화범으로 기독교인을 지목하는데, 성난 시민들은 그들에게 분풀이를 한다. 이에 ‘베드로’ 는 로마를 떠나는데 하늘에서 ‘베드로야 어디로 가느냐’ 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순교하는 기독교인에게로 돌아간다.    1대 교황인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는데, 그의 시신은 베드로 사원 중앙에 모셔져 있다. 영화에서는 그가 돌아선 자리에 짚고 있던 지팡이를 꽂고 돌아서는데, 이후 큰 거목이 되어 기독교가 번성하는 걸 암시한다. AD 313년 2월 3일 로마제국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에 관용령을 내리는 ‘밀라노 칙령’ 을 선포한다. 11세기 말부터 13세기 말까지 약 200년간은 교황 주축으로,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여덟 차례 십자군 전쟁이 이루어졌다.    1309년에는 교황청이 분립되어 교황들이 아비뇽에 거주한 약 70년 간을 아비뇽 유수 (~1377) 라고 한다. 1233년 교황의 위임을 받은 도미니코 수도회는, 이후 1500년을 중심으로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著)’ 에 서술된 것 처럼 프란치스코회를 단죄하여 화형시키는 마녀사냥이 극에 달했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교회는 구교와 신교의 분열이 격화된다. 5월 7일부터 바티칸 교황청에서는 ‘콘클라베’ 가 열린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추기경이 모여 전통에 따라 3분의 2이상 득표자를 교황으로 선출한다. 올해는 71개국의 추기경 135명이 참가하는데, 입후보자 없이 모든 참가자가 선거권, 피선거권이 있다.    문을 폐쇄한 이 자리에서 선거가 끝나면 용지를 태우는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흰 연기가 나면 새 교황이 선출된 것이고, 검은 연기가 나면 선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에는 기존 교리를 중시하는 유럽 중심의 보수 진영과 아시아-아프리카계를 중심으로 한 개혁 진영 구도로 변화의 바람이 분다고 하니, 과연 누가 선출될지, 아시안-아프리칸 교황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인 낙태 허용, 동성결혼, 타 종교에 대한 문제, 천국의 유무 등에 대해서 교황은 유연한 답을 내려줬고 그것은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 위주였다.    그는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도 교황으로서 사과를 했으며 무슬림 청년의 발도 씻겨 주었다. 우리 세인들은그보다도 더한 율법과 규범에 매여 있지는 않은가? Requiem æternam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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