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미혼의 한부모 가정 출산이 늘고 있다. 2019년 기준 한국에서는 6974명의 아기가 한부모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는 전체 출산의 2.3%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려면 한부모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미흡해 출산 후 1년 이내 영아의 경우 한부모 가정의 사망률이 양부모 가정보다 크게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공공진료센터 정선영 전임의 공동 연구팀은 통계청에 등록된 '2010∼2017년 5세 미만 영유아 출생-사망 연계 자료'(329만8263명)를 한부모 가정과 양부모 가정으로 나눠 출생 후 1년 내 영아사망률 차이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우선 병원 밖 출산 아이의 비율은 한부모 가정이 3.16%로 양부모 가정의 1.19%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출산이 병원에서 이뤄지는 의료 시스템을 고려할 때 한부모 가정의 병원 밖 출산율이 높다는 건 한부모 가정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그만큼 제한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연구 결과, 출산 환경이 열악한 한부모 가정의 1년 이내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5.7명으로 양부모 가정의 영아사망률(1.7명)보다 3.35배 높았다. 이는 2013년 OECD 영아사망률(4명)에 견줘서도 1.43배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한부모 가정에서 정상 주수 이상으로 태어난 아이가 1년 내 사망할 위험이 양부모 가정보다 4.62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저체중이 아닌 아이의 1년 내 사망 위험은 한부모 가정이 양부모 가정의 4.76배로 집계했다. 정선영 전임의는 "1년 이내 영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변수가 한부모 가정에서 양부모 가정보다 더 나쁜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부모 가족에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이로 인한 차별감, 미혼모의 낙담과 두려움, 갈수록 커지는 사회적·경제적 고립 등이 문제를 악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출산 위기 상황에서 생후 1년 이내 영아 사망률은 모자 보건의 중요한 지표인 만큼 한명의 아이라도 더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국가 또는 지역 보건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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