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지도부가 밀어부친 여론조사에서 한덕수와 김문수 두 후보의 운명이 엇갈렸다.
김 후보는 기사회생했고, '기호 2번'을 굳힌 듯 했던 한덕수 후보는 출마 선언 8일 만에 대권 레이스에서 탈락했다.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1시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더 많았다고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당 대선 후보 지위가 회복된다. 반대로 한덕수 후보의 경우 당 후보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당 비대위와 선거관리위원회는 같은 날 새벽 의결을 통해 김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 후보를 대통령후보자 선거 후보로 등록한 바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밤 비대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변경 지명을 위한 당원투표 결과 안건이 부결됐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지 여러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이 또한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제 모든 것은 제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 국민의힘은 혁신으로 승리의 터전이 되겠다"며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한 후보를 향해서는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한 후보 측은 서면브리핑에서 "한 후보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했다.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김 후보를 당의 대선 후보로 등록한다. 선관위의 후보 등록이 마감된 후 기호가 결정되며 오는 12일 자정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