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동 120호분 신라 무덤에서 금동관의 보존처리 과정 중 비단벌레 날개 장식이 최초로 확인됐다. 금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시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비단벌레는 우리나라 분포 곤충 중 가장 아름다운 딱정벌레의 일종이다.녹색이나 갈색 몸에서 화려한 광택을 뽐내 예부터 귀하게 여겨졌고 신라 무덤 중에서는 황남대총, 금관총 등 최상급 무덤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황남동 120-2호분 출토 금동관에서 발견됐는데, 이 금동관은 3개의 4단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 2개의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 그리고 관 테로 구성돼 있다. 세움장식과 관 테는 거꾸로 된 하트모양의 구멍을 뚫어 장식했는데 비단벌레 날개는 이 구멍의 뒤쪽에 붙어있으며, 금동관 곳곳에 뚫은 구멍을 화려한 빛깔의 비단벌레 날개로 메워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지금까지 모두 13곳에서 15장이 수착(흡착과 흡수가 동시에 진행된 상태)된 채로 발견됐는데, 금동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붙어있는 날개장식이 7장이었고 나머지 8장은 관에서 떨어져 나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금동관에 그대로 붙어있던 날개 장식(7장)은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에서 3장이 겹쳐진 상태였고, 나머지 4장은 원래의 위치에 한 장씩 붙어있었다.현재 발견된 날개는 대부분 흑화됐지만 부분적으로는 원래의 빛깔이 남아 있는 것도 있다. 그동안 경주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쪽샘 44호 고분 등에서 출토된 말갖춤(馬具), 허리띠 등에 비단벌레 날개가 장식된 사례가 있었지만 금관이나 금동관에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사용된 것은 120-2호분 출토 금동관이 최초다. 이로써 신라 공예기술에서 비단벌레 날개 사용 범위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특히 금동관에서 보이는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은 신라 왕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착장자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며 “화려했던 신라 공예기술과 지배계층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그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