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칠포해수욕장이 각종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째 방치된 쓰레기더미가 백사장 인근에 쌓이면서 여름 개장을 앞두고 지역 이미지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리 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뚜렷한 대응 없이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22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칠포해수욕장 국유지 일대는 폐컨테이너, 천막 잔해, 공사용 자재, 고철 등 각종 쓰레기가 해변과 공용 화장실 주변에 널려 있는 상태였다. 대부분은 여름철 한시적으로 영업을 했던 상인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문제는 해당 부지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관리하는 국유지라는 점이다. 명백한 불법 적치물이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행정지도는 물론, 고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대구에서 방문한 관광객 김모(46)씨는 “칠포해수욕장이 유명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백사장에 쓰레기가 널려 있어 너무 실망스러웠다”며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관은 아름답지만, 방치된 쓰레기들이 도시 전체 이미지를 깎아먹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칠포해수욕장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대표 관광지로, 총 4km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과 평균 수심 1m의 완만한 해변을 갖춘 곳이다. 맑은 수질과 주변 송림 경관으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9월엔 국내외 뮤지션이 참가하는 ‘칠포 재즈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한다.지역 주민들은 "칠포는 연중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 만큼 행정기관과 관리 주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현장 점검 후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국유지인 만큼, 관리 주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공공자산의 무단 점유와 방치는 단순한 미관 훼손을 넘어 안전 문제, 불법 점유의 관행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한 도시정책 전문가는 “관광자원과 공공자산이 충돌하지 않도록 국유지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점검과 실효성 있는 관리권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