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동통신 시장의 핫이슈로는 '스마트폰'과 '데이터 트래픽 급증', '마케팅 과열 경쟁', '기업시장 영역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2011년에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마트폰이 초기 도입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산 시기로 접어들고, 이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급증 문제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기반 다지기에 주력했던 기업시장(B2B) 사업 성과도 모바일 오피스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폰 대중화 단계 진입
지난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경쟁력 있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대거 등장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약 13%. 올해에는 전체 가입자의 약 30% 이상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를 800만~1000만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KT는 600만명, LG유플러스 200만명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총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약 31.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각 통신사별 단말기 라인업이 지속적으로 보강되면서 전체 휴대폰 라인업 중 약 50%이상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중저가용 스마트폰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비자폭이 얼리어답터에서 대중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또 그동안 다소 안일하게 대응하던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후발사업자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면서 제조업체들의 스마트폰 확산 노력은 2010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대거 등장과 더불어 피처폰 비중 하락이 통신사업자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최남곤 동양종합그룹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마진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처폰 때문"이라며 "일부 통신사가 피처폰으로 마켓셰어 방어에 나서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낮은데 보조금은 오히려 많이 들어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저가형 스마트폰의 ARPU가 일반폰에 비해 약 30% 가까이 높아 스마트폰, 특히 저가형의 확산은 오히려 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 마케팅 과열 경쟁, 진정될까?
지난해 정부가 이동통신 3사에 대한 마케팅비용 규제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통신 3사의 마케팅비용 지출 규모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정부의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이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도 올 한해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스마트폰 효과와 결합서비스 해지율 하락등으로 마케팅 비용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모바일 스마트 기기 확산이 본격적이로 이뤄지면서 통신사들의 마케팅에 대한 부담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반대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효과, B2B 성장세, 결합서비스의 확대에 따른 해지율 하락과 정부의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 등으로 이르면 지난 4분기부터 (마케팅비용 감소는)가능성을 보이다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동섭 연구원은 "2011년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고가의 모바일 스마트장비 확산의 원년이 되면서 마케팅비 총액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외됐던 LG유플러스가 와이파이(Wi-Fi) 네트워크와 파격적인 요금제,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가입자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2011년에도 데이터 트래픽 급증은 '화두'
지난해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가 실시된 이후 불거진 트래픽 문제는 2011년에도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말께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의 약 33~35%에 달할 전망이어, 트래픽 문제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를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확산도 네트워크 망 부하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태블릿PC의 화면은 스마트폰 대비 약 3배 정도 크고, 웹 접속 시 모바일 전용이 아닌 PC용 웹 화면에 접속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비해 더 많은 트래픽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또 태블릿PC를 통한 동영상 이용률이 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도 네트워크 망 부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올 한해 통신업계는 네트워크 전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 통신 3사는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각 각 자사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해결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하이웨이'를, KT는 자사의 강점인 와이파이와 와이브로(WiBro)를 적극 활용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도 4세대(G) 네트워크인 롱텀에볼루션(LTE)과 와이파이를 앞세운 해소 전략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올해에는 이통 3사가 LTE 선점을 위해 조기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G망에서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허용 여부의 향방을 가를 망중립성 정책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를 올해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남곤 연구원은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 품질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고 트래픽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한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망 중립성 해체를 통해 통신 사업자는 구글과 같은 콘텐츠 제공업체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거나 트래픽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개인 이용자에게 정액 요금제가 아닌 종량 요금제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 SK브로드밴드, SKT와의 합병 시기는?
2009년 KT와 KTF의 합병을 계기로 촉발된 통신회사 계열사들간 '뭉치기' 흐름은 지난해 LG 통신 3사의 합병으로 현실화 됐다. 통신사들간 잇따른 합병은 통신시장에 유·무선통합 시장이라는 경쟁 패러다임을 일으켰고, 이제 생존을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경영이 필수가 됐다.
따라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SK 통신 그룹 역시 합병의 길을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거세게 나온다.
정승교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합병 그림이 나올 전망"이라며 "SK브로드밴드의 실적 개선 추이가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는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흡수 합병하는데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우선 SK텔레콤이 결합상품 중심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 KT와의 경쟁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SK브로드밴드가 본격적으로 이익 턴어라운드 단계에 돌입한만큼 합병을 더 미룰 경우 합병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 모바일 오피스 시장 '급성장'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떠오른 통신사들의 기업시장 경쟁의 성과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산업생산성증대(IPE) 전략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도 S.M.ART(Save Cost Maximize Profit Art) 전략을 내세우고 있고, 통합LG텔레콤도 '탈통신'을 토대로 기업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등에 힘입어 스마트워킹 등 모바일오피스 솔루션 분야에서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정승교 연구원은 "B2B 사업의 선두는 단연 모바일오피스 솔루션"이라며 "앞으로 국내 모바일오피스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16.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2009년 2조9000억원선인 모바일오피스 시장이 2010년에는 3조2200억원, 2011년 3조8700억원, 2012년 4조8100억원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특히 올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오피스 사업을 좀 더 구체화하고, 강화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며 "2010년 KT의 B2B 매출은 3조6000억원, SK텔레콤은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2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