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가 마련한 특별한 야외 수업이 봄 햇살 아래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29일, 센터 한글교실에 참여 중인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인근 영일민속박물관으로 ‘한글 소풍’을 다녀왔다. 그간 교실에서 배워온 한글 단어 카드로 의미를 되새기며, 박물관 유물 설명을 직접 듣고 따라 해보는 식의 ‘체험형 언어활동 수업’이 함께 진행됐다. 단어 학습을 넘은 실제 생활 속 언어 이해력 증진이 목표였다.이날은 단지 공부만이 아니라, ‘마음 나들이’의 의미도 컸다. 도시락을 나누고, 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박물관 앞마당을 함께 걸으며 어르신들은 학창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흥해한글교실에서 18년째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는 오순경 선생은 “한글을 처음 배우시는 어르신들이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외우며 눈을 반짝일 때 가장 보람 있다”며 “오늘처럼 밖에서 함께하는 수업은 특히 정서적 치유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이날 소풍에 참여한 박모(76) 어르신은 “매주 글자 배우는 게 낙인데, 오늘은 선생님들 덕분에 웃음까지 덤으로 받았다”며 “나이 들수록 이렇게 웃는 날이 고맙다”고 말했다.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는 평생학습 확대와 어르신 사회참여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향후 문화체험 연계 야외 수업을 더욱 정례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