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소비나 건설투자 등 국내 내수 지표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윤석열 정부 시작 직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차기 정부는 외환위기 중이던 '국민의정부' 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에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4월 평균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작년보다 승용차(11.7%) 등 내구재는 3.5% 늘었지만 의류 등 준내구재(-4.7%)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는 감소했다. 1∼4월 소매판매는 2022년 2.1% 늘었다가 윤 전 대통령 임기 중인 2023년(-1.4%) '마이너스'로 전환해, 지난해(-2.0%)에 이어 올해 3년 연속 줄었다. 상품소비가 3년째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여행 수요 등이 크게 늘면서 서비스 소비가 내수를 뒷받침했으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약해지는 흐름이다. 서비스업 생산 불변지수는 1∼4월 평균 작년 동기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년(-1.4%)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2021년(2.8%) 증가세로 전환했고 2022년(5.9%)과 2023년(5.4%)에는 5%대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증가율이 2.4%로 둔화했고 올해는 더욱 축소됐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이 급격히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통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작년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부진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1∼4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동기보다 21.0%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7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1∼4월 기준 가장 큰 폭이다. 아파트 등 건축 부문이 22.8% 감소했고, 도로·화학단지 등 토목은 15.2% 줄었다.윤석열 정부의 막바지 경제지표는 내수뿐 아니라 생산도 뒷걸음질했다. 올해 1∼4월 평균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1∼4월(6.1%)의 반토막 수준이다.1∼4월 반도체 생산은 2022년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4% 늘었지만, 올해는 17.3%에 그쳤다. 컴퓨터(11.4%→-14.8%), 식료품(3.7%→0.4%), 1차 금속(0.0%→-6.5%) 등에서도 3년 전에 비해 악화했다. 자동차(-3.5%→0.3%), 통신 및 방송장비(-13.3%→9.2%) 등에서 반등이 있었지만, 전체 제조업 생산 증가율 둔화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생산능력 대비 실제 얼마큼 생산됐는지 실적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올해 4월 73.8%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2022년 4월(76.3%)보다 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생산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제품 출하는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1∼4월 제조업 제품 출하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았다. 1.4% 증가했던 2022년에 비해 역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한국 경제의 뿌리인 제조업 성장세 둔화에 내수 지표 악화, 미국 관세 충격까지 본격화하면서 올해 한국 경제는 0%대 성장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준 1.5%에서 0.8%로 대폭 내렸다. 결국 새 정부는 내수·생산·수출 등의 어려움에서 나타나는 '성장 절벽' 앞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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