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갈등의 아픔을 봉합하고 새로게 태어날 전망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함께 대선을 지휘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 불거졌던 당내 갈등을 패배요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그는 “국민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6·3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넘어, 지난 윤석열 정부 3년의 실패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총체적 심판을 받았다”며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이어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 됐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 들인다”며 “이제 더이상 분열은 안 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긴 자해적 정치 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고 했다. 사실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친 한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 패배요인 분석에 앞서 전한길 한국사 강사도 비슷한 패배요인을 내놓았다. 전한길 강사는 이번 6·3 대선에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패배한 이유를 분석하며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했다. 첫 번째는 단일화를 거절한 이준석에게 있고 두 번째는 한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내란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수괴냐. 한동훈이 없었다면 탄핵 투표는 부결됐고, 헌법재판소에 갈 일도 없었고, 내란과 엮일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어쨌든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대통령 탄핵과 보선 참패에 이어 대선에도 패배한 정당이다. 지도부 잘못만은 아니다. 누굴 탓하기는 늦었다. 107명의 국회의원과 당원은 보수재건에 하나가 돼야 한다. 국회 장악에 이어 행정부까지 장악하고 사법부 장악에 나선 민주당이 무섭지 않나. 보수 미래는 권 원내대표와 족집게 강사의 쓴소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