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위반 사업자에게 부과한 과징금이 전년보다 소폭 늘어 4000억원을 넘어섰다. 과징금이 가장 큰 사건은 쿠팡의 '자체브랜드(PB) 부당 우대' 건이었다. 기업들은 공정위의 행정처분에 4건 중 1건꼴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공정위의 소송 승소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10일 공정위의 '2024년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에서 처리한 사건은 총 2496건으로, 전년(2503건)과 유사했다. 이 중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사건은 124건, 전체 과징금 액수는 4227억원이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과징금 사건 수는 5.1%, 과징금 액수는 7.9% 늘었다. 법 위반 유형별로는 불공정거래행위가 2123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다음은 부당공동행위(1701억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155억원) 순이었다.지난해 처분된 사건 중 '과징금 1위'는 쿠팡의 'PB 부당 지원' 사건이었다. 쿠팡은 PB상품과 직매입 상품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제품의 '쿠팡 랭킹' 순위를 높였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과징금이 두 번째로 많았던 사건은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관련 담합 사건이었다. KH그룹은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되기 위해 '들러리 입찰' 등 부당공동행위를 벌인 혐의로 5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이 밖에도 CJ프레시웨이의 계열사 부당지원 사건(245억원), 신문용지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 사건(184억원),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사건(151억원) 등이 '과징금 톱5' 사건으로 집계됐다.지난해 행정처분 확정 사건 기준 소송 결과를 보면 공정위의 승소율은 83.1%로 1년 전(70.1%)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승소율이다. 일부승소는 9.7%, 패소는 7.2%로 각각 집계됐다.반면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비율은 2023년 6.4%에서 지난해 13.4%로 두배 이상 늘었다. 행정처분 관련 소 제기율도 2023년 19.1%에서 지난해 24.4%로 증가했다. 공정위가 시정 권고, 과징금, 시정명령 등을 부과한 사건 4건 중 1건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 액수가 크거나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들이 다수 처리되면서 소 제기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부 승소를 포함한 승소율은 90% 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