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에 대한 의전 문제가 또 불거졌다. 의전(儀典, protocol)은 외교 또는 국가가 관여되는 공식 행사에서 개인 또는 국가가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이다. 주로 고위급 인물에 대한 예우나 의례를 가리키는 좁은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시대에는 통치 이념이자 사회 질서로서 예가 강조되었고, 경국대전에는 국가의 전례 절차가 규정되어 있었다. 이처럼 의전은 예로부터 국가 간의 외교적 만남, 국제회의, 국가 행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공식성과 존엄을 유지하고 질서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국가원수나 외교관에 대한 예우는 비교적 동등한 지위로 지켜지며, 이는 외교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전은 문화의 차이를 반영하고 상호주의를 실천하며, 서열과 오른쪽(상석)의 원칙을 따른다.
현대 의전은 서양의 전통이 많이 규범화되었지만, 동양에서도 역사가 오래됐다. 서양에서는 나폴레옹 전쟁 후 비엔나 회의에서 국제 의전에 관한 원칙이 정립되었고, 이후 비엔나 협정을 통해 구체화 되었다. 의전은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 의전은 손님맞이, 고위 직위자 대접,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중요한 예의와 절차를 제공한다. 이러한 의전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래서인지 사업에 성공 비결은 웃는 장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방 정부도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의전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인지 지방의원들의 푸대접이 불거지고 있다. 이들의 불만은 주최 측이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해 보면 의전이 엉망이라는 불평이다. 
 
경북 구미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9일 공무원 폭행 논란에 휩싸인 모 시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한 사건도 의전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 해당 시의원은 지난달 23일 구미 인동시장에서 열린 '달달한 낭만 야시장' 개장식에서 의전을 문제로 구미시의회 소속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다. 이날 사연을 들어보면 시의원이 화가 날만도 했으나 공무원이 폭행당할 만큼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국가 헌법기관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으로 모든 고위공직자의 의례상 석차를 일람하는 의전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방의원들에 대한 의전은 아직 명확하게 명시된 것은 없어서인지 몰라도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의전팀은 내빈소개와 자리 배정 의전 문제로 진땀을 뺀다. 모두가 구미시의회의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찰의 시간을 가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