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될뻔했던 ‘2023년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이 우여곡절 끝, 2년여 만에 11일 동리목월문학관에서 뒤늦은 시상식을 가졌다. 그간 경주시와 함께 동리목월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 주관으로 추진했던 문학상이 2023년 당시 제26회 동리문학상과 제16회 목월문학상 선정 과정에서 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를 거치지 않고 수상자를 결정하는 등 절차상 하자로 수상자 결정이 취소됐다. 그러다 2024년 윤순례 소설가가 법적 소송을 거쳐 승소했고 수상자 지위가 회복되면서 이날 시상식이 열리게 된 것이다.제16회 목월문학상은 조창환 시인이 시집 ‘건들거리네’로, 제26회 동리문학상은 윤순례 소설가가 연작소설집 ‘여름 손님’으로 수상했다. 이날 수상자들은 각각 6천만 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조창환 시인은 1973년 현대시학으로 데뷔해 문단활동을 시작하면서 ‘빈집을 지키며’, ‘라자로마을의 새벽’, ‘그때도 그랬을 것이다’, ‘파랑눈썹’, ‘건들거리네’ 등의 시집과 한국 현대시의 분석과 전망 등의 평론집을 냈다. 1985년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경기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윤순례 작가는 1996년 중편소설 ‘여덟 색깔 무지개’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 ‘붉은 도마뱀’, ‘낙타의 뿔’, ‘공중 그늘 집’ 등의 소설집이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신진예술가상, 2005년 오늘의 작가상, 아르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시인인 박이도 심사위원장은 심사 총평에서 “조창환 시인의 시집 ‘건들거리네’는 시인의 연주에 따라 심화된 시 정신이 그만의 개성미를 밀어 일으키는 작품들이었고 표제가 암시하듯 특유의 해학적 어법으로 노련하고 원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또 “윤순례 작가의 ‘여름 손님’은 북한에서 한국으로 탈북한 이들의 애환을 매우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정착에 대한 어려움과 고뇌를 설득력 있게 드러내면서 현실적으로 재구성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동리와 목월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문학상이 2023년에는 여러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면서 “우리나라 문학의 뿌리이자 현대문학의 상징인 이 문학상을 한수원의 후원과 함께 명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은 “한국문학계의 큰 잔치로 치러져야 할 동리목월문학상의 재개를 염원하며 오래 기다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한수원은 앞으로도 동리목월 선생의 뜻을 기려 경주의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윤순례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인간으로서의 연민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밤의 꿈을 가꾸는 의식있는 작가로 살고 싶다”면서 “무게를 잴 수 없을 만큼 장중한 울림을 전하는 소설 작가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조창환 시인은 먼저 목월 선생과의 인연과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외로운 존재로의 비극성을 아픔으로만 보지 않고 초월해 그윽하고 겸손하고 온유한 삶을 소망하며 시를 쓰겠다. 이번 문학상의 여러 우여곡절을 해결해 준 관계자들에 사의(謝意)를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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