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들 중 대다수가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제공되는 무료 음성통화량이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 요금을 초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에 맞게 스마트폰 요금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발표한 '제2차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액요금제 외 추가 비용을 납부하고 있다고 답한 사용자들이 전체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 중 33.7%에 달했다. 이 중 1만원 이상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51.8%에 달했다. 1~2만원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28.4%, 2~3만원 10.7%, 3만원 이상 초과 지출하는 이들도 12.7%에 달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스마트폰 요금제는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4만5000원짜리가 무료통화 200분을, 5만5000원짜리는 300분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월평균 휴대전화 사용시간은 200분 내외. 제공되는 통화량을 알맞게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가입자도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문제는 소비자들이 부족한 음성통화량 탓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용량 중 채 절반도 채 소진하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비싼 요금제일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소비자들은 남아도는 데이터량을 이월해서 쓸 수도 없고, 음성통화로 대신 활용할 수도 없다.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돈을 내고도 남은 분량을 그대로 사업자들에게 다시 반납하는 셈이다. 물론 지난해 5월 59.9%에 이르는 가입자들이 정액제 요금 외 초과 지출하고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절반가량이 줄어든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이는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요금제에 가입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무제한 쓸 수 있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6개월만에 21.6%에서 40.6%로 6개월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1차 조사 당시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였던 월 3만5000원짜리 정액요금제 가입자는 40.4%에서 25%로, 4만5000원짜리 가입자는 38%에서 34.4%로 줄어들었다. 즉, 비싼 요금제에 가입한만큼 제공되는 음성통화량도 늘어 표면적으로는 초과 지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납부해야할 기본요금은 높아져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문제가 불거진 원인은 무엇일까. 통신사들간 데이터 통화량 경쟁을 꼽을 수 있다. 이통사들간 경쟁이 보조금에서 데이터 경쟁으로 옮겨붙으면서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요금제를 음성보다는 데이터 중심으로 설계하게 됐다. 따라서 음성통화를 많이 사용하고 데이터는 적게 사용하는 가입자들은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우리나라 월 평균 통화량을 감안했을때 이는 적정한 수준이며, 앞으로 데이터 통화 비중이 높아질 것을 감안하면 음성보다는 데이터 비중에 무게를 둔 현 요금제 체계가 적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데이터 설비 투자 및 운영 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 요금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30% 이상으로 확대되면 이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에 맞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과 애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면서 데이터 통화량 사용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은 분명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현 상황에서 제공되는 음성통화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인데다 음성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사업자들과 협의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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