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무덤들이 있는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제100·102호분 무덤이 도굴로 인해 원형이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대구 북구와 대동문화유산연구원은 24일 진행한 구암동 고분군 현장 설명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도굴 흔적을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무덤 위에 움푹 파인 커다란 구멍 여러 개가 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연구원의 정밀 발굴로 모습을 드러낸 무덤 내부 주곽(시신이 담긴 곽)과 부곽(유물이 담긴 곽)을 둘러싼 돌무더기 일부도 도굴로 푹 꺼져 있는 모습이었다.연구원 측은 발굴 과정에서 도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양초, 곡괭이 등을 발견하기도 했다.연구원 측은 무덤이 도굴로 훼손돼 과거 매장 풍습이나 무덤을 만드는 방식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무덤은 발굴 당시 도굴로 인해 남아있는 유물들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흐트러져있었다고 한다.연구원 관계자는 "보통 유물은 매장 당시 풍습에 따라 놓는 위치가 시신의 머리 위, 발아래 등 정해져 있다"며 "유물 위치가 흐트러져있어서 이 무덤만의 특징을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무덤을 쌓을 때 어떤 토목 기술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완전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며 "보통 원형 그대로 있으면 무덤이 만들어진 역순을 따라 조사한다"고 덧붙였다.이날 현장 설명회에서 본 고분군은 주곽 1기와 부곽 2기가 '111'자 형태로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덤은 크고 작은 돌로 이루어져 있었다. 규모는 지름 약 25m, 높이 6∼7m로 매장 당시 무덤에 묻힌 주인의 지위를 짐작하게 했다.또 무덤에서 산 아래 탁 트인 평지가 한 눈에 들어와 조망이 좋았다. 이날 공개된 유물은 토기, 철제 칼, 장신구 등 136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