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차례상 비용(4인가족 기준)은 지난해 보다 15.4% 오른 19만원 가량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부터 각종 공공요금이 줄지어 오르고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생필품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배 등 과일류 값이 작년보다 크게 올랐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사)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과일류·견과류·나물류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에 대해 서울·수원·인천 등 전국 7대 주요 도시의 재래시장 9곳을 대상으로 일제 조사한 결과, 19만150원으로 지난해 16만4710원보다 15.4%(2만5440원) 정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총 29개의 조사품목 중 과일류를 포함한 22개 품목이 상승세를 보였고, 수입조기(부세) 등 7개 품목만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과일류는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수확량이 감소한 가운데 선물용 및 제수용으로 수요가 많은 대과는 산지 출하물량이 부족해 상승세를 보였다.
사과와 배를 5개씩 준비하는데 드는 전국 평균비용은 3만940원으로 지난해 2만1550원보다 무려 43.6% 올랐다.
밤·대추·곶감 등 견과류는 지난해 개화기 저온현상과 잦은 비로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저장량이 감소해 출하량이 적어 대추(400g)는 전년 전국평균비용 대비 12.2% 오른 5500원에, 곶감(5개)은 42.2% 오른 5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물류는 채소류의 가격이 강추위와 주산지의 폭설 피해로 출하작업이 부진해 연일 오름세다.
대파(1㎏)의 경우 지난해 1690원에서 3160원으로 87%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숙주(400g)와 무(개)도 전년 전국평균비용 대비 22.7%와 67% 오른 810원, 1620원에 거래되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산물류 중 주로 수입산이 거래되는 부세조기와 북어포 등은 수급량에 따라 등락세에 판매됐으나, 국내산 선어류는 어획량 급감으로 전년대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육란류는 안동지역에서 시작된 구제역의 전국적 확산과 AI발생 등 국내 축산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국거리(2등급) 400g 기준 전년 전국평균 1만130원에서 35.7% 오른 1만4970원에 거래됐다. 돼지고기 등심(전용·500g) 역시 전년 전국평균비용대비 25.2% 오른 4930원에 판매됐다.
이밖에 약과, 다식, 옥춘사탕, 제리 등은 메이커와 중량에 따라 가격차이를 보였다.
약과(400g정도)는 전년대비 전국평균비용이 6.8% 오른 3320원에, 제리(150g정도)는 3.8% 내린 2280원에 거래됐다.
올해 곡류 전반이 생산량 감소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쌀은 작황양호로 재고량이 풍부하면서 가래떡(1㎏·국산)의 전국평균비용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3.2% 소폭 오른 456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올 설 차례상비용은 청과류 작황이 부진한데다 한파와 폭설에 따른 농수산물의 산지 출하량감소, 구제역 파동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본격적인 설 성수기가 되면 물량부족으로 차례용품의 가격 강세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