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하려고 카페를 찾을 때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매장 안에 젊은 손님들이 대부분인 경우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들어갔다가 다른 사람들한테 괜한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지레짐작에서다. 아예 업소 출입문에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이라는 표시가 붙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으려나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우리 사회에 나이를 이유로 차별하는 노시니어존 이슈가 점점 불거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측면이 있다. '노키즈존'이 논란이 된 지는 오래됐고 앞으로 노시니어존 현상이 점점 더 사회적 이슈가 될 공산이 크다. 최근에는 안전사고 예방이 노인을 배제하는 논리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이유로 65세 이상의 회원 가입을 막은 헬스장에 대해 차별 시정 권고를 한 바 있다. 2일에는 70세 이상 고령층에게 회원권 판매를 거부한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인권위의 차별 시정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의 건강할 권리뿐만 아니라 문화와 여가를 향유할 권리를 보장하고 실현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우리 사회엔 잘못된 행동을 하는 노년을 보면 '노인들이라 어쩔 수 없다'며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비위를 세대의 잘못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늙는다. 젊은이 가운데도 젊은이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이들이 있듯이 노인 가운데도 어른답지 않게 행동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노인이 잘못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단하고 배제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다.남녀노소에게 인기 있는 프로야구 입장권의 현장 구매가 용이해졌다고 한다. 온라인 예매가 어려운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일부 티켓을 야구장에서 현장 판매하는 구단이 늘어서다.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의 하나다. 차별과 혐오 대신 포용과 공존을 양산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노인 1000만명, 일하는 노년층이 급증하는 시대에 노시니어존이라는 말이 자꾸 회자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로 느껴진다. 단지 시니어가 되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만은 아닐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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